검은 깃의 계절

2. 허공의 식탁

by 몽유

아침, 휑한 식탁에 눈이 머문다

눌어붙은 지 오래된 침묵

벌어진 틈을 옥죄던 포크는

허공만을 되찍어대고


이젠 습관이라도 된 듯

허공을 씹다가 삼키는데

바람조차 씹히지 않는 날에는

입 안이 모래알처럼 바스러진다


벽시계 하나 일주를 멈춘 지 오래

시간은 뒷걸음치다 바닥에 스러지고

나는 다시, 부패한 허공을 들이마신다


입안의 말들은 모두 썩었고

까치는 다시 창밖에서

밥과 말과 나를 쪼아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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