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눈 먼 거울
거울 앞에 선다
그러나 그 안엔
내가 없다
눈이 멀었다
거울과 나 사이에
경계는 흐려지고
레테의 강이 흐른다
나는 한때 나였던
얼굴의 윤곽을
손끝으로 더듬는다
이름을 불러보지만
입술은 열리지 않는다
검은 새 하나 날아와
창틀에 앉더니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다
고개를 갸웃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