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은 바다를 믿는다
깊고 푸르며
모든 것을 품는다고
하지만, 바다엔
그 물결 아래
무수한 고백들이 자란다
사랑보다 질긴
망각이 산다
사랑은 물처럼 투명하다가
금세 소금처럼 쌓인다
말라붙은 망각 위에
사랑은 신들의 장난이 아니다
침묵 속에서 피어난, 오래된 저주다
너의 사랑은
새벽마다 밀물로 돌아오고
그런 네 숨결을 따라서
나는 백 년은 떠돌 것이다
네가 떠난 뒤
더 이상 바다를 보지 않는다
무너지는 파도의 이름이
눈이 시릴 틈도 없이
차가운 침묵으로
나를 데려 가고
거기서 나는
파도의 뒷면을 보았다
사랑은 부서지는 게 아니라
깊게, 천천히 퇴적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