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짐

by 몽유

산 너머로 사라지는 아버지의 뒷모습

짊어진 짐보다

그늘이 더 무거웠다


품삯은 곡식보다 말이 먼저 닳고

허리춤에 감춘 멍 자국은

저녁마다 아버지를 휘감았다


우리는 그 등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고

어머니는 된장을 덜어 물을 부었다


굽은 등 하나로

식구들을 버텨낸다는 것,

그게 아버지의 기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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