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그림자는
자신을 닮은 고요를 껴안고
투명한 무게로 서 있다
바람은 스치듯 지나고
낙엽은 오래된 기억처럼
깊은 잠으로 흩어져
말 없는 그림자와 침묵이
더 깊은 말을 품고 선 밤에
기다림이라면
끝내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라면
빛이 사라진 뒤에도
오래도록 남아 서성이는
그림자를 닮을 일이다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