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언제나 슬픔의 반대편에 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러나 나에게 희망은
등을 돌린 자리에만 놓여 있는
빈 의자 같았다
바람은 한쪽으로만 불었다
그 직선 위에서 나는 늘 밀려났고
누구도 나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다
관심 없는 세계는
언제나 비대칭으로 기울어 있다
너의 얼굴은 완전하지 않다
그것은 필연이고, 대칭은 허구이다
삶은 늘 한쪽으로만 기운다
피카소의 얼굴이 기괴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눈이 대칭이라는 환상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국 서로를 마주하지 못한 채
어긋난 궤도에서 주행을 계속한다
언젠가 시간이 다시,
우리를 겹쳐놓는 순간이 온다 해도
나는 여전히 한쪽으로 기운 얼굴로
너를 바라볼 것이다
그때, 깊은 슬픔을 등진 자리에
희망의 언어가 아니라
단지 바람의 음성이 남아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