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먼저 계절을 넘는다
붉었던 들판엔 은빛의 숨이 눕고
내가 찾던 건 꽃이 아니라
그 꽃을 바라보던 눈빛이었다
발끝에 부서진 잎맥 사이로
지우지 못한 기억이 흩날린다
가을은 늘 그렇게,
남은 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아무 말 없이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