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그림자
밤새 흘렀던 시간 위에
너의 기억이 하나의 선으로 남는다
나는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내 마음 위에 오래 남아 주기를 바란다
햇살이 번져 오르면
기억은 천천히 녹아내리고
밤을 지새웠던 흔적마저
물소리로 흩어져 갈 것이다
그러나, 너의 기억이 내 그림자와 겹칠 때
그 한순간이 영원의 모양을 닮는다면
천천히 멀어지는 심장의 소리,
끝내 사라지는 숨결까지도 사랑하겠다
사라짐도 어쩌면
검은 물결이 남기는 무늬 같아
남겨진 자리에 스며드는 고요가
그 한순간이 영원의 모양을 닮는다면
아마 나는 또다시 묻겠지
너 없는 어둠에도 별은 뜨는지
그 별빛마저 널 닮은 기억인지
내가 바란 건 단지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나의 울림이
너의 시간 속에서, 한 번쯤
되돌아보는 발자국이 되는 것
그러나 끝내 너의 길에 머물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