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당신과 나의 사랑은
늦가을, 낙엽처럼 말없이 흩날려
어지러이 쌓여만 가고
당신에게 보내지 못한 편지는
서늘한 바람 속에서
자꾸만 펼쳐졌다 말라만 갑니다
단풍은 제 몸빛을 태우며
잠시 저물녘을 적시고
가지 끝에 남은 까치밥 하나
덩그러니 내 마음처럼 매달려
지는 가을을 더욱 깊게 흔듭니다
계절마다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불러보곤 했습니다
추억은 벽에 걸린 그림처럼 바래가고
사랑은 낙엽소리로 오래 남아서
이 가을이 다 지나도록
나를 붙잡아 두곤 합니다
낙엽이 어깨에 와 닿습니다
분명, 당신은 없는데
당신을 향한 그리움만이
끝내 떨어지지 못한 까치밥처럼 남아
내 하루를, 늦가을 저녁처럼 물들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