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기억의 경계에서 피는 꽃이다
눈이 채 녹지 않은 비탈 위에
분홍의 숨결로 서서
계절의 귀환을 바라는 것처럼
해마다 너는 같은 자리에서
스스로를 태우는구나
불꽃보다 더한 연분홍으로
저며진 봄을 불사르며
사랑은 늘 이렇게
앞질러 피어
기다림보다 먼저 시든다는 걸
너는 알고 있었을까
꽃잎을 밟고 지난 자국 위에
봄은 아무 말도 남기지 못한 채
다시 피어야 한다는 이유만
묻어두고 가는데
진달래는
제 스스로의 기억보다
먼저 피어올라 사라지는
슬픔임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