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눈바람은 아직
계절의 문고리를 놓지 못하고
저 혼자 서둘러 온 계절
개나리, 가쁜 숨을 뱉는다
여전히 시린 공기
가느다란 몸통 속으로 파고들어
피어도 되는지, 자꾸만 묻지만
꽃은 대답 대신
떨리는 빛 하나
바람 속에 내놓는다
아무도 약속하지 않은 봄
혼자 믿는 일은, 그것이
언제나 먼저 흔들리는 미련임을
계절은 봄인데
겨울은 꽃을 밀어내지 못하고
그저 더 세게 흔들 뿐
흔들림 속에서
노란 침묵 하나가
계절의 경계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