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by 몽유

개나리


눈바람은 아직

계절의 문고리를 놓지 못하고

저 혼자 서둘러 온 계절

개나리, 가쁜 숨을 뱉는다


여전히 시린 공기

가느다란 몸통 속으로 파고들어

피어도 되는지, 자꾸만 묻지만


꽃은 대답 대신

떨리는 빛 하나

바람 속에 내놓는다


아무도 약속하지 않은 봄

혼자 믿는 일은, 그것이

언제나 먼저 흔들리는 미련임을


계절은 봄인데

겨울은 꽃을 밀어내지 못하고

그저 더 세게 흔들 뿐


흔들림 속에서

노란 침묵 하나가

계절의 경계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