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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작가 Mar 13. 2023

콩나물밥과 부대찌개

작년 어느 날 콩나물을 직접 키워보기로 했다. 내 기억으론 ‘나 혼자 산다‘란 예능에서 어떤 사람이 집에서 콩나물을 키우는 걸 보고 저거다!! 하고 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독일에선 좀처럼 콩나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머나먼 한인마트를 찾아가도 허탕 치기 십상이니깐. 아무튼 큰맘 먹고 제이미 부모님 집에서 전통 항아리도 빌려와서 흰 가재수건에 물을 적시고 콩을 뿌린 다음 뚜껑을 닫아놓았다. 수시로 물을 주면서 최대한 햇빛을 차단시켰건만, 왜 도대체 왜 콩나물에 잔뿌리가 마구 나는 걸까.. 솔직히 떼기도 귀찮지만 징그러워서 결국 먹지 못했다. 그때 찍은 사진도 하나도 없는 걸 보니 어지간히 실망스러웠나 보다.


콩나물밥의 콩나물은 마침 뒤셀도르프의 한인마트에서 득템한 콩나물이다. 내가 키운 게 절대 아니다. 콩나물밥은 사실 굉장히 간단하다. 그냥 밥솥에 평소보다 물을 적게 넣고 쌀 위에다 콩나물 한 주먹을 올려 버튼만 누르면 된다. 양념장도 대충 눈대중으로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매실청 혹은 설탕, 물(파와 고추가 있다면 총총 썰어 추가)을 섞으면 끝! 저 부대찌개는 하루 전에 먹고 남은 건데 독일 부대찌개에는 매트부어스트(Mettwurst)를 넣으면 정말 맛있다.


아무래도 콩나물은 한 번씩 운 좋게 발견하면 기분 좋게 사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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