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인생(김애란)
‘두근거림’은 심장의 소리이자 마음의 소리다.
또한 떨림이자 설렘이다.
책을 든다.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일단 제목은 맘에 든다. 살면서 두근거린 게 얼마인지 모른다. 첫사랑의 달콤한 만남 때 나 두근거렸을까. 좋아하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두근거림이 있다. 더불어 무언가 새로운 일을 만날 때도 좋아하는 일을 할 때도 두근거림이 있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두근거림이 시작된다. 오래간만에 보는 소설이고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난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이야기에 깊게 빠져든다. 스토리의 전개는 빠르다. 시종 슬프고 진지하지만 중간중간에 위트와 유머를 섞여 미소 짓게 한다. 결국 슬프게 맺는다. 부모보다 늙은 자식을 보며 젊은 부모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빨이 빠지고 주름은 깊게 폐이고 검버섯이 핀 17살의 한아름을 보고 있는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니 먹먹하다. 친구들과 한 참 뛰어놀고 공부하기에 바쁜 한아름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생을 살아간다.
소설 속 주인공 한아름은 팔삭둥이다. 어머니가 임신중독으로 빨리 세상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고 3살에 발견한 원인도 치료도 없는 일찍 늙는 병에 걸렸다. 소설은 일찍 늙은 한아름의 눈으로 본 세상을 이야기하듯 담담한 필체로 풀어 나간다. 팔삭둥이에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사실 우리 아이들도 모두 팔삭둥이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한아름은 자신을 운명을 그렇게 타고났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 하고 두근두근하게 세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런 아름이가 마음에 들었다.
나이는 일찍 들었지만 오래 살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책을 읽어나갔지만 이른 죽음이 찾아온다.
아름이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중환자실에 있을 때 엄마와 대화를 나눈다.. 아름이는 엄마에게 동생이 있냐고 물었고 엄마는 그런다고 했다. 배에다 손을 대고 싶다고 했고 엄마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아름이는 가만히 손을 동생이 있는 엄마 배 위에 닿는다. 아름이는 배 위에 손을 대고 “엄마, 언젠가 이 아이가 태어나면 제 머리에 형 손바닥이 한번 올라온 적이 있었다고 말해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엄마에게 전한다. “보고 싶을 거예요.” 난 더 이상 눈물을 참지 않았다. 그렇게 아름이를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다.
책을 읽으면서 순수라는 말이 떠올랐다. 주인공은 일찍 늙어버렸기에 미처 세상을 물들 기회를 잃어버렸다. 곧 그것은 아이적은 순수한 눈과 감정을 그대로 소유하게 되었다. 일찍 늙었기에 순수를 간직할 수 있었고 그토록 아름답게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세상을 증오와 멸시하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여운으로 만남이란 말이 남는다. 사람은 세상으로 나옴으로써 비로소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와 만나게 된다. 삶은 만남이다. 마지막으로 동생과 만나고 떠난다. 만남은 그렇게 헤어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삶과 죽음은 만남 일지 모르다. 한 생명이 가고 또 다른 생명이 온다. 한 만남이 가면 다른 만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가슴이 뛴다.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