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살까 고쳐서 쓸까
아침이면 일어나서 하는 버릇이 있다.
창을 열고 날씨를 확인한다. 흐릿하다. 잔뜩 흐리기만 하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
평소 같으면 우산을 챙기겠지만 그냥 나선다. 승강기를 타고 내려간다. 일 층에 내려 자전거를 끈다. 먼가 이상하다. 잘 안 끌린다. 뒷바퀴를 보니 바람이 없다. 손으로 눌러보니 바람 한 점 없다. 바퀴가 평평하다. 빠르게 판단해 전북대 근처 자전차포로 방향을 바꾼다. 십 여분. 바람 넣는 곳을 만나자 광명을 만난 듯.
여기에서 바람을 넣으면 보통 이십 여분은 버티니 회사까지 타고 갈 요량이었다. 바람을 넣고 산듯하게 출발. 오분여가 지나가 자전거가 나가지 않는다. 아뿔사! 판단을 잘 못했다. 이건 보통 펑크가 아니라 크게 난게 틀림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려서 간다. 출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자전거를 끌고 뛰다시피 한다. 가면서도 중간중간 살펴 보았지만 자전거를 고칠 곳이 마땅치 않다. 결국 회사 앞에까지 끌고 왔다. 무사히 도착해 지각은 면했다.
퇴근 후 자전거를 다시 끈다. 오분거리에 자전거 점포가 있어 천천히 끌고 갔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넓은 창 사이로 즐비하게 서있어야 저전거는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없다. 무언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연장 들만 놓여져 있고 공사가 한 장이다. 문에 영업을 종료 한다고 그동안 감사했다는 짧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다. 하며 허탈하게 다른 가계로 간다. 꽤 멀리 떨어져 있어 이십 여분을 간다. 들어서자 단골 자전거 가계와는 왠지 다른 느낌이다. 익숙한 자전거 상표는 보이지 않고 이름모를 상표들로 가득하다. 더 놀라웠더것은 자전거 위에 놓여진 가격표다. 난 공이 하나 더 있는 줄 알았다. 기백도 아닌 기천만원. 사장님 야들은 왜이리 비싼건가요. “가벼우면 싸요”. “보급형은 얼마 정도 하나요” “칠십정도요”
빵구가 났다고 고쳐달라고 했다. 여기서는 튜브는 갈아도 펑크는 떼우지 않는다고 한다. 펑크는 다른 데 가서 해야 한단다. 내 것을 보더니 타이어까지 통째로 갈아야 한단다. 오래 썼다고 한다. 여기저기 뒤틀리고 망가져 이번까지만 타고 바꾸라고 한다. 순간 고민이 든다. 타이어 하나 바꾸는데 오만원. 보통 삼만원정도이지만 역시 다르다. 새것을 살 것인가. 고쳐서 써야 하는가. 새것의 유혹이 강하다. 오년 정도 탔지만 새것을 사는 순간 헌 것이 되고 만다. 버려져야하는 것이다. 미련 없이 고쳐달라고 했다. 고치서 나니 탈 만하다. 잘 나간다. 이 자전거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