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땜 한 번, 아니 두 번 크게 했다.
10월에는 면역력 저하로 인한 다래끼와 알레르기, 그리고 아나필락시스. 11월에는 장폐색. 무척이나 거칠었던 두 달을 보내고, 12월이 되었다. 아니, 12월이 된 건 이틀 전이지만, 나는 오늘 병가로부터 복귀하여 출근했으니 나에게 12월은 오늘 시작된 셈이다.
회사에 나가니 나를 알아보는 이들이 하나같이 괜찮냐고 물었다. 염려해 주는 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그리고 살이 많이 빠졌다고 했다. 그럴만하다. 알레르기를 기점으로, 최근 몇 주 만에 몸무게가 6~7kg은 줄어든 듯하다. 그중 3~4kg 정도는 장폐색 이후 죽만 먹었던 기간에 집중되었다. 몸무게가 5kg 정도 줄어들면 눈에 띄게 달라진다던데, 딱 지금 내가 그런가 보다.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BMI 수치도 긍정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니, 아주 나쁘다고만 볼 필요는 없겠다.
내년에 얼마나 좋으려고 이러는지, 액땜을 크게 했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부디 이 글을 마지막으로 병치레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올해는 더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