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 환자들은 회복기에 무얼 먹나 찾아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만족할만한 검색결과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무얼 먹었는지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주말의 기본은 늦잠이지! 역시나 늦잠을 자고 후딱 아침을 챙겨 먹고 걸으러 나섰다.
나 이제 죽 잘 만드는 듯?
한 끼는 직접 해 먹었으니, 나머지 한 끼는 사 먹어도 되잖아?
반찬을 자르는 크기를 점점 늘리고 있다. 섭취하는 양도 점점 늘리고 있다. 일반식까지 이렇게 서서히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출근 전 마지막 리허설. 내일은 외래진료가 예정되어 있고, 예약된 진료시간이 점심시간이다. 때문에 내일 점심은 제시간에 챙겨 먹기 어려워서, 보온죽통에 담아 먹는 리허설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직접 죽을 만들어 먹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외래 진료를 가야 하는 아침. 피검사를 위한 채혈과 X-ray 촬영을 진료 전에 마쳐야 하기 때문에 서둘렀다.
진료를 모두 마치고,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호전되었다는 담당의 소견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섭취하는 양도 서서히 늘릴 필요가 있어서, 죽 한 그릇을 모두 비웠다. 제공되는 반찬도 되도록이면 섭취하려고 했다. 물론 천천히 꼭꼭 씹어 먹었다.
소화가 잘 되는 일반식으로 먹어볼까 싶었지만, 조금 겁이 나서 오늘 저녁까지는 죽을 먹기로 했다. 오징어실채도 식탁에 올렸다. 혹시나 장에 부담이 될까 싶어 사두고 먹지 않았는데, 이제 이렇게 하나씩 먹어봐야 할 테니.
이제 내일이면 병가를 마치고 출근을 한다. 당장에 하루 8시간 근무를 이어가기는 부담스러워서, 반차를 써가며 반일근무로 시작할 예정이다. 얄궂게도 내일부터 무진장 추울 예정이라는데...
장폐색은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래도 완치라는 개념이 없는 듯하다.
아무튼 살면서 음식을 조심해야 할 이유가 알레르기 말고도 하나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