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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 이야기 #3

by 몽글

장폐색 환자들은 회복기에 무얼 먹나 찾아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만족할만한 검색결과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무얼 먹었는지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11월 27일 목요일 아침

죽 가게에서 주는 기본 반찬과 반찬가게에서 구입해 온 시금치나물, 콩나물, 동치미. 그리고 연두부. 이제 정형화된 한 상차림이다.




11월 27일 목요일 점심

다음 주 수요일부터 회사에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 회사에서 식사를 어떻게 할지 많이 고민을 했고, 죽을 포장 해가서 먹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리허설을 해보고자 미리 사두었던 죽을 아침에 데워서 보온죽통에 넣었다. 그리고 점심으로 먹어보았다. 좀 더 따듯하면 좋겠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죽 외에 다른 반찬들이 없을 거라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11월 27일 목요일 저녁

집 근처에는 본죽과 죽이야기, 두 개의 브랜드 매장이 있다. 장 보러 나간 김에 죽이야기에서 포장주문을 해왔다. 비슷한 야채죽인데 본죽보다 더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중량을 재보니, 본죽보다 양이 적었다. 결국 더 싸게 팔고 덜 주는 셈...




11월 28일 금요일 아침

반으로 나누어 포장해 온 야채죽이 총 4개였는데, 하나는 어제저녁으로 먹었고, 나머지 셋을 모두 데워 그중 절반은 아침으로 먹었다. 나머지 절반은 점심으로 먹을 요량으로 보온죽통에 담았다.




11월 28일 금요일 점심

오늘 점심도 회사에서 먹기 위한 리허설을 했다.




11월 28일 금요일 저녁

내리 다섯 끼를 사 먹었기 때문에, 저녁만큼은 직접 만들어 먹었다.




11월 29일 토요일 아침

늦잠을 잤고, 식사 시간이 어중간해져서 미리 사둔 죽을 얼른 데워먹고 걸으러 나섰다.




11월 29일 토요일 점심

어제까지 만들어먹은 죽은 느타리버섯을 넣었는데, 오늘은 표고버섯을 넣었다. 사실 표고버섯을 넣으려고 했었는데 느타리버섯이 냉장고에 계속 남아있어서 냉파먹 차원에서 넣어 먹었던 것이었다. 그러다 표고버섯을 넣어 먹으니, 확실히 풍미가 달랐다.




11월 29일 토요일 저녁

역시나, 귀찮아서 저녁은 사둔 죽으로 해결했다.




병가도 거의 끝나간다. 다음 주에는 외래진료가 예정되어 있고, 그 다음날 회사에 복귀를 해야 한다.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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