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지막 보름의 기록

장폐색, 그 후 II

by 몽글




6월까지 이어질 프로젝트 업무가 시작되었다. 내가 프로젝트 리더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나는 프로젝트성 업무 경험이 없다. 그렇다 보니 주변에 도움을 많이 구하고 있다. 약 3주 정도 진행되고 있는데, 무언가 삐그덕 대고 있다. 그 때문인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나의 역량이 부족한 탓인지, 나의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R&R이 불분명한 탓인지, 이 모든 것이 얽히고설킨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 나를 짓누르는 게 책임감인지, 조바심인지, 불안감인지... 그 모두인 것 같기도...


시시때때로 한숨을 쉬는 순간이 늘어났고, 신경이 곤두서있고,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어색하고 낯선 분위기에서의 식사가 불편하고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의 먹는 속도의 조절이 어렵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먹는 걸로 풀었던, 그 성향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나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답답함이 느껴지거나 입이 당 충전을 원할 때면 속절없이 그저 입속으로 군것질을 때려 넣는다.


지난주 어느 날은 저녁을 먹고 나서, 복부에 누르는 듯한, 통증까지는 아니지만 불편한 감각을 느꼈다. 불안했다. 다시 폐색증을 겪고 싶지 않았다.

오늘도 그 불편함을 또 느꼈다. 오늘은 불편감보다 통증에 가까웠다. 명치 부근을 꾹꾹 누르는 듯 한 감각. 게다가 오늘은 갑작스러운 저녁 회식이 있었다. 프로젝트 업무로 인해 일상업무를 수행할 시간이 부족해서 퇴근시간을 늦추곤 했는데, 오늘은 그럴 수가 없었다. 함께 퇴근하기로 약속했던 5시까지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를 몰아쳤다. 30분이라도 퇴근시간을 늦추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어려웠다. 그 와중에 허기를 달랜다고 귤 세 알을 먹었다. 그리곤 5시가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명치 쪽이 불편했던 것이었다. 급하게 먹은 귤 탓인지 그와는 상관없는 스트레스 탓인지 모르겠다. 저녁 회식 메뉴는 한우 구이였는데, 고기 몇 점 정도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음식을 더 먹기가 꺼려졌다.


왼쪽 쇄골 아래 근육에 이유 모를 불편함도 다시 느껴졌다. 새우 알레르기를 겪은 이후 나타났던 그 증상이다. 이 또한 스트레스에 기인하는 듯하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이제 4주도 되지 않은 시점인데, 앞이 캄캄하다. 프로젝트도 내 몸도 잘 굴러갈지 걱정이 앞선다.




퇴근길, 운전해서 집에 오는데 하늘의 달이 유달리 밝고 동그랗다. 집에 다다라서 줌을 한껏 당겨 사진을 찍어보았다. 그리곤 달력을 보니 오늘이 음력 12월 15일, 보름이다. 2025년의 마지막 보름달. 작게나마 소원을 빌어본다. 2026년은 무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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