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몽 Jul 18. 2023

5월 - 백수 되기 한 달 전

이것이 꿈이여 생시여!

11년 만에 나 자신에게 주는 긴 시간.


내가 그동안 그렇게 갈구하던 안식년, 혹은 긴 휴가와 같은 앞으로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꿈만 같다.

인터넷 기사나 유튜브에서만 보던 직장인 퇴사/안식년을 내가 누리게 되다니!


오랜 기간을 말 그대로 존버하고 고민해서인가.

5월 말 서류에 사인을 할 그때쯤. 불안감과 곧 구직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해방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인수인계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그동안 고마웠던, 그리고 친했던 회사 내의 사람들도 실~컷 만나고, 감사 편지도 썼다. (번외로 정말 소중한 인연들은 퇴사 전 꼭 만나길 강추한다. 이런 인연이 나에게 일을 물어다 주거나 레퍼런스가 되어준 경우가 많다. 이 얘긴 다음 기회에)

이때 만나는 사람들은 나에게 안색이 좋아졌다, 행복해 보인다며 칭찬과 격려를 해주기도 했고,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부러움을 표하기도 했고, 잘 쉬고 다시 자기들이랑 일하자며 연말에 나올 자리 정보를 주기도 했다. (요 얘기도 다음 기회에)


회사 내 헬스클럽 출석도장도 찍고, 맛있는 회사 밥

과 커피를 먹으려고 출근을 매일매일 했다. (울 회사는 주 3일만 출근하면 되었음)



앞으로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앞으로의 기간이 내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는 최고의 순간들일 거야!

그동안 그렇게 원하고 꿈꿔왔던 순간들인 만큼, 이 기간은 온전히 나에게 주는 선물로 여기고 어떤 때보다 귀한 시간으로 만들고자 다짐했다. 하루하루 나를 위한 일들로 가득 채우기로, 그래서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그만큼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기로.


일단 백수인 기간을 최소 3개월, 최대 7개월로 잡고, 아래의 목표들을 이루는데 충분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1. 건강 되찾기:

체중 감량

9월 내에 하프 완주하기

건강식 식습관 들이기 (간헐적 단식 포함)


2. 마인드셋 재정비

미라클 모닝

번아웃 원인 분석 & 예방책 구현

내면의 부정적 독백을 긍정적 확언으로 바꾸기


3. 장기 목표 수립 및 구체적 실현 계획 정립

내가 진짜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은?

내가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것들은? (소명/Purpose)

버킷리스트 업데이트하기

이들에 근거한 나의 앞으로의 커리어는? - 회사 생활? (돌아간다면 어느 분야?) 창업? 투자?

앞으로의 커리어와 자아실현을 위해 내가 배워야 할 것 들을 밝히고, 이를 배울 단계별 계획 수립하기 (독서 포함)

버킷리스트 항목에 우선순윌 매겨 실행에 옮기기


4. 한국에 있는 가족 방문 + 일본 여행


이런 행복함을 뿜뿜 하는 가운데, 퇴사를 결심하기 직전 큰 기대 없이 상향지원 한 두 회사에서 면접 제의가 왔고, 면접도 하나는 2차, 다른 하나는 3차까지 봤다.


“아놔, 둘 다 되면 어딜 가지?”

“9월까지 못 기다리고 일찍 오라는 거 아니야?”

“젠장, 더 쉬고 싶은데 난 일 많이 할 팔잔가?”



매거진의 이전글 서른아홉, 퇴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