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니멀리즘], Cal Newport
신년 계획: Analog적인 시간 만들기
(아마존에 2019년 2월 출간이라고 해서 한국어 번역본은 안 나왔겠거니 하면서 사서 읽었는데, 이미 5월에 번역본이 나와 있었다! 한국 출판시장을 우습게 본 내가 잘못.)
Cal Newport는 전작 [딥 워크]를 읽고 팬이 되었다. 그동안 읽은 자기계발서 중에 야마구치 슈의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와 같이 top2로 꼽는 책.
다른 많은 자기계발서적과 같이, Cal Newport에게 있어서 인간이 자기는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시간의 양을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딥 워크]에서도 그는 월-금 9-5시 이외에는 전혀 일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시간의 질이다. 같은 시간을 양질로 쓰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삶이 결정된다.
이런 저자에게 21세기의 digital기기는 시간 바로 쓰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터치 한 번이면 인스타, 유튜브, 인터넷 뉴스에 무한정 노출되는 상황에서 '고독한 양질의 시간'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사람들의 디지털기기 중독에 대해 찾아볼 때마다 다음의 두 가지 패턴이 항상 언급된다고 한다.
간헐적인 긍정적 강화 (intermittent positive reinforcement): 예) 새로운 feed가 올라올 때마다 즐거움을 느끼고, 이 때문에 계속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는 행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 (the drive for social approval): 예) like에 목말라함
더 큰 문제는, 거대 IT 기업들이 이러한 우리의 욕망을 그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마음껏 조종한다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사실을 대충 들어서 알고 있던 나로서도, 아래의 대화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His name is Tristan Harris, a former start-up founder and Google engineer who deviated from his well-worn path through the world of tech to become something decidedly rarer in this closed world: a whistleblower.
“This thing is a slot machine,” Harris says early in the interview while holding up his smartphone.
“How is that a slot machine?” Cooper asks.
“Well, every time I check my phone, I’m playing the slot machine to see ‘What did I get?’” Harris answers. “There’s a whole playbook of techniques that get used [by technology companies] to get you using the product for as long as possible.”
“Is Silicon Valley programming apps or are they programming people?” Cooper asks.
“They are programming people,” Harris says. “There’s always this narrative that technology’s neutral. And it’s up to us to choose how we use it. This is just not true—”
“Technology is not neutral?” Cooper interrupts.
“It’s not neutral. They want you to use it in particular ways and for long periods of time. Because that’s how they make their money.” (p.10)
내가 이 저자를 좋아하는 또 한 가지 이유인데, Cal Newport는 항상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매우 구체적인 방법들을 준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저자는 평소에 끊임없이 삶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들을 실험하는 듯하다. 여기에서도 저자는 구체적인 (15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사실 이 중 일부분은 나도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다. 여기에서는 그중 내가 관심 있는 네 가지를 추리고, 이에 맞춰서 내 신년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
Cal newport는 SNS에서의 소통은 비생산적 (low-quality)이라고 결론짓는다. 실제로 친구와 카톡을 하다 보면 소요되는 시간에 비해 오가는 얘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저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Conversation office hour, 즉 정기적으로 시간을 만들어서 Analog적 대화를 하도록 제안한다. 이는 저자가 실리콘 밸리의 한 IT기업 임원에게 배운 것이다.
> I learned it from a technology executive in Silicon Valley who innovated a novel strategy for supporting high-quality interaction with friends and family: he tells them that he’s always available to talk on the phone at 5:30 p.m. on weekdays. There’s no need to schedule a conversation or let him know when you plan to call—just dial him up. As it turns out, 5:30 is when he begins his traffic-clogged commute home in the Bay Area. He decided at some point that he wanted to put this daily period of car confinement to good use, so he invented the 5:30 rule……When he wants to catch up with someone he hasn’t spoken to in a while, he can send them a quick note saying, “I’d love to get up to speed on what’s going on in your life, call me at 5:30 sometime.” (p. 161)
내가 아는 한 선배 역시, 내가 통화를 부탁하면 항상 퇴근시간에 나에게 전화를 걸곤 한다 (그가 의식적으로 위의 전략을 따라 하는지는 모를 일이다). 나는 워낙에 SNS든 실제에서든 남들과 대화가 적은 편이다. 한 번 연락하고 싶은 사람의 목록을 만들어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연락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Deep Work]에서도 강조했듯이, 저자는 여가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실제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SNS, 인터넷 뉴스 등등은 여가시간을 가장 비생산적으로 보내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TV를 바보상자라고 했는데, 요즘 SNS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저지의 해법: 비생산적 여가를 보내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라.
> Here’s my suggestion: schedule in advance the time you spend on low-quality leisure. That is, work out the specific time periods during which you’ll indulge in web surfing, social media checking, and entertainment streaming. When you get to these periods, anything goes. If you want to binge-watch Netflix while live-streaming yourself browsing Twitter: go for it. But outside these periods, stay offline. (pp. 200-201)
> I conjecture that the vast majority of regular social media users can receive the vast majority of the value these services provide their life in as little as twenty to forty minutes of use per week. This is why even serious constraints to your schedule won’t lead you to feel like you’re missing out on something important. (p. 204)
나는 SNS는 거의 하지 않지만, 인터넷 뉴스는 한번 빠지면 걷잡을 수 없이 보곤 한다. 위에서 얘기한 intermittent positive reinforcement의 희생양인 셈. 앞으로 당분간 인터넷 뉴스를 완전히 끊어 보고, 어떤 것이 나에게 꼭 필요한지를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비생산적 여가시간을 없애면 그 시간에는 뭘 하나? 저자는 (1) 고강도의 (2) 창작활동을 하라고 주문한다. 정원관리, 그림 그리기, 악기연습등이 대표적 예. 이를 위해 저자는 중장기계획(계절별)-단기계획(주별)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라고 제안한다. 너무 빡세지 않냐고? 그렇게 하는 것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그의 주장.
> In addition, I’ve noticed that once someone becomes more intentional about their leisure, they tend to find more of it in their life. The weekly planning ritual can lead you to begin fighting for more leisure opportunities. Seeing, for example, that Thursday is a light schedule, you might decide to end work at 3:30 that day to go on a hike before dinner. (p. 212)
자, 나의 경우에는 무엇이 좋을까? 1.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 (서평은 디지털기기로 쓰게 되긴 하지만....) 2. 달리기 3. 그림 그리기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이번 주말에 제대로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마지막은 좀 많이 힘든 결정. 스마트폰을 피처폰으로 바꾸라니!
> If you’re exhausted by your smartphone addiction, it’s not only possible to say, “No more,” it’s actually not that hard. Remember how Hollier and Tang opened their manifesto with the idea “Your Time = Their Money.” You should feel empowered to instead invest this value in things that matter more to you. (p. 248)
이건 아마도 실천하지는 못할 듯. 하지만, 스마트폰의 많은 기능 (게임, 인터넷, SNS)을 disable 하는 것은 가능하다. iPhone의 screen time기능을 좀 더 연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