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만월 Mar 25. 2017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안전벨트를 너무 단단히 메어두었던 탓이었는지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분명 사고는 있었는데. 자잘한 상처가 남았는데도 중상을 입지 않았다. 이제 전부를 주지 않는 법을 알게 되었다. 안전벨트란 그런 것이다.


날숨을 쉴 때마다 술 냄새가 풍겼다. 오늘은 안전벨트를 풀어볼 작정이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오늘도 단단히. 아주 단단히. 다치지 않도록 단단히.


아주 단단히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좌석을 가득 메운 버스가 출발한다.

오늘도 나는 다치지 않을 예정이다.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을 작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날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