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살면서 그동안 나를 살린 사람, 말, 장면에 관한 기억의 글 쓰기!

by 양만월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내게

뚱딴지 같이

요즘 밤 하늘의 별이 예쁘다는 둥.

옆자리 선생님이 허락도 없이 녹차 티백을 가져가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둥.

짜장면에는 고춧가루를 뿌려 먹어야 맛있다는 둥.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해대는 선생님이 계셨다.

나는 방금 전 까지 분명 죽고 싶었는데

그래서 유서를 적어 책상 서랍에 고이 넣어두었는데.

뚱딴지같이

하늘의 별 참 예뻤겠다.

옆자리 선생님 때문에 속상하셨겠구나.

짜장면에 고춧가루 꼭 뿌려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흘러들었고,

금새 '죽고싶지만 고춧가루 뿌린 짜장면은 먹고싶어.'모드가 되었다.

서랍속 유서를 슬그머니 꺼내 버렸고,

다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인이 많은 치과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