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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 Oct 19. 2022

걷기의 이로움

마음이 괴롭다면 걸으세요



지난번 살기 위해서 걷기 시작했다는 <마흔의 여자는 운동을 해야만 한다>에 이어 본격적으로 걷는 것이 얼마나 마흔의 여자에게 이로운지 말하려고 한다.




걷기를 다른 말로 표현해 본다면 '치유'가 아닐까? 몸을 단련해서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니 말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없거나 나와 같은 운동 기피자에게는 사실 '걷기'만 한 운동이 없다. 우선 걷기는 큰 힘이 들지 않는다.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면 되니 준비도 간편하다. 걷기로 마음을 먹고 살펴보면 생각보다 주변에 좋은 장소가 많다. 아파트 단지 안, 동네 주민을 위한 체육센터의 운동장, 마을 뒷산, 강을 따라 만든 산책로 등 마음만 먹으면 모두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즉,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으니 누구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인 것이다.




하루 중 가볍게 2~30분만 시간을 내어 걸어도 밥맛이 좋아지고(밥 맛이 더 좋아지면 곤란한데...)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가벼운 불면증이 있는 나는 걷기를 시작한 후로 뒤척임 없이 금방 잠이 들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몸이 고단하니 잘 수밖에 없는 생존 본능이 작동을 하는 것이다. 더불어 심장이 튼튼해지고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며 단단한 다리 근육을 만들 수 있다. 즉 기초 체력을 다지는데 도움이 된다.




육아를 전담하는 40대 여자의 아침은 아이들 등교 후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빨래 바구니에 가득 담긴 수건이나 옷가지 등을 세탁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티브이를 켜서 보거나 침대 안으로 다시 기어 들어가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다 한두 시간 꿀 같은 낮잠을 잘 확률이 높다. 눈을 뜨면 어느덧 아이들 하교 시간이 가까워오고 서둘러 간식거리 및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동네 마트로 출동한다. 그리고 다시 소란스러운 오후를 맞이하게 된다.




엄마이고 아내의 역할이 우선인 이 시기에는 나를 위한 시간을 따로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침에 걷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들 등교 후 집안일은 잠시 미루어 두고 바로 집을 나서는 것이 좋다. 집안일에 손을 대다 보면 시간도 훌쩍 흐르고 이미 노동을 했기 때문에 밖에 나가 운동으로 에너지를 쓰기가 싫어지기 때문이다.




출처 : https://pixabay.com/ko/




나는 운이 좋아 마을의 아름다운 올레길을 매일 걸을 수 있다. 누군가는 매일 같은 길을 걸으니 재미가 있냐고 지루하지는 않냐고 하지만 그건 경험해 보지 않아 하는 소리이다. 매일 같은 길을 걷지만 매일이 다르다. 아니 시시각각 다르다. 하늘의 색과 높이, 구름의 모양, 바람이 실어다 주는 냄새, 바다의 윤슬과 파도, 밭에 심어진 작물의 성장 등 모든 것이 매일 조금씩 다채롭게 달라진다. 지루할 틈이 없다.




어느 날은 발걸음이 가볍다. 세상이 모두 예쁘고 반짝인다. 또 어느 날은 바람이 거세다. 앞을 향해 걷는데 몸이 자꾸만 뒤로 밀려나 한발 한발 내딛는데 조금 더 힘이 들어간다. 또 어느 날은 가만히 눈을 감으니 바람소리 파도소리가 영화관 서라운드 사운드가 되어 귓가를 가득 메운다. 그러다 또 어느 날은 가만히 반짝이는 바다의 윤슬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가슴속 뜨거운 것이 올라와 엉엉 울어버린 날도 있다. 그날의 울음소리는 파도에 묻혀 멀리 떠나갔다. 그리고 내 마음속 응어리도 함께 사라졌다.




걷는다는 것은 이렇게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치유' 기능이 있다. 그러니 지금 마음이 괴롭다면 망설이지 말고 걷기를 시작하면 좋겠다. 반드시 당신을 낫게 해 줄 것이다.



by. Mo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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