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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토 Sep 28. 2022

똥만 잘 싸는 나, 재테크 할 수 있을까요?

미생물 상담소 [EP.1]  똥테크




안녕하세요. DJ 코로리입니다. 요즘 날씨가 꽤 춥던데 건강 관리 잘하시고요.

오늘의 사연은 자신에게 맞는 부업을 찾아달라는 부린이의 고민이군요!

음, 요즘 미생물들에게서 유명한 재테크가 하나 있긴 한데, 하나 소개해 볼게요.

저희 사이에서는 아주 핫한 재테크인 ‘똥테크’ 추천드려요.



똥테크는 말 그대로 똥으로 하는 재테크인데요. 이름에 똥이 들어가니 꽤나 직설적이라 당황하셨죠? 부린이님은 건강’만’ 하다고 하셨으니 이 제테크가 찰떡일 것 같아요. 건강한 대변을 시원~하게 누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드려요!


요즘은 옛날에 비해 짠 음식, 단 음식, 밀가루 음식 등 장의 건강을 해치는 다양한 음식들이 많아요. 이런 음식을 지속해서 먹음에 따라 장 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아졌고요. 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으면 그 당시엔 괜찮아지지만, 장기적인 복용은 힘들어요. 항생제는 장 안의 나쁜 세균을 죽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착한 세균도 죽이거든요. 몸에 무리가 많이 가지 않으면서 장 질환을 낫게 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미생물 연구자들이 고안해낸 방법은 '건강한 대변을 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 투여하기', 즉 오늘 소개할 대변 이식 방법이에요. 


똥테크라는 말은 사실 미생물 사이에서만 유행하는 말이고요. 인간들은 이걸 ‘대변 세균총 이식’이라고 부르더라고요. FMT라고도 하는데, 풀어서 쓰면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대변 이식을 의미해요. FMT의 원리는 건강한 대변 속의 장내 미생물을 장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주입하여 장 질환을 앓는 사람의 장내를 건강한 미생물로 채우게 하자! 인데요.


일단, 대변을 이식하려면 대변이 건강해야겠죠? 대변의 모양이 많이 부서졌거나, 단단한 소시지 모양, 금이 간 모양, 아주 묽은 대변, 가장자리가 거친 대변 등은 건강한 대변이 될 수 없고 대변 모양이 긴 뱀 모양에 질감도 부드러워야 합격이에요. 그리고 특정 질병을 앓는 사람이나 90일 이내에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은 대변 이식을 할 수 없어요. 이러한 일련의 검사 후 혈액 검사, 의사 선생님과의 문진 등의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기증자로 선정되면, 대변 은행에 대변을 기증할 수 있어요. 참고로 우리나라의 대변 은행은 분당에 있답니당!


<브리스톨 대변 도표>



대변 기증자가 되면, 대변을 눈 후 최대한 빨리 대변 은행에 갖다줘야 해요. 대변에는 혐기성 미생물이 많은데 이들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 잘 자라는 미생물이기 때문에 공기 중에 있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해야 하거든요. 기증받은 대변은 특수한 전처리를 통해 안전하고 깨끗하게 -80℃의 냉동 보관돼요. 냉동 보관된 대변은 장이 안 좋은 환자에게 이식하게 되는데, 대변 그대로를 이식하는 게 아니라 6~8의 테이블 스푼의 대변과 최대 1L의 증류수를 섞은 후 대장에 주사기를 통해 이식한답니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이 환자의 대장에 들어오게 되면 건강한 미생물들은 환자의 장에서 서식지를 만드는데요. 건강한 미생물들이 많다 보니 항생제 내성균과 같은 나쁜 균들이 사라지게 되면서 좋은 장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요.


이 대변 이식술은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장 질환뿐 아니라 크론병, 자폐증 등 다양한 질병에서 이용되고 있는데요. 최근 논문에 따르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한 대변 이식의 치료 효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해요. 다만, 자폐증과 비만의 경우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다고 합니다. 자폐증과 비만 역시 아직 연구 단계 수준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염증성 장 질환 중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대변 이식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요. 


2019년, 미국에서 대변 이식술로 한 명의 사망자가 생기며 기증자에 대한 절차를 더욱 까다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또한 우리나라의 대변 은행은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 문제도 있다고 해요.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려면 대변 은행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지만, 장 건강을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FMT가 많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많은 장 질환을 겪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앗, 그렇다면 대변 이식을 왜 ‘똥테크’라고 하는 걸까요? 이게 돈이 되냐구요? 소소하긴 하지만 대변 이식을 한 기증자에게는 5만 원 정도의 사례비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2020년 기준) 대변을 한번 기증하는데 5만 원 정도면 꽤 쏠쏠한 부업 아닐까요? 부린이님을 비롯한 건강한 장을 가지고 계신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는 정보였길 바라요. 오늘의 고민은 '똥 싸고 돈 벌자'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추천곡인 ‘누런 똥’ 노래 들으며 오늘의 고민 상담소,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오늘도 미미하고 소소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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