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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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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ica Apr 14. 2018

행복책방

우리동네 헌 책방

책,... 좋아하세요?

책 읽는것을 좋아하시나요?


우리 동네에 헌 책방이 있어요.

헌 책방 답게 오래된 책 냄새와 허름한 외관.

그래서 쉬이 지나쳐버리게 되는 작은 헌 책방이죠.

세련되지 못한 가게에 가득담긴 헌 책과 오래된 책들로 쌓여있는 그 책방에는 보물같은 책들이 많아요.

저는 마음이 고단한날 책방으로 갑니다. 짜투리 시간이 남는 날에도요.


어찌어찌하여 미국땅 한켠에 와서 쌓인 한글로 쓰인 책들.

만화책과 아이들 동화책,  우리의 이민생활을 도와주었던 수많은 낡은 사전들과 각종 종교 경전들.. 짧은 영어로 이리저리 치이던 서러움을 꿀꺽 삼키게 해준 아름다운 우리말시집들....그리고  .... 매해의 베스트셀러였으나 이제는 모두 과거로 접혀진 세월에 가려진 유행서적(?)들..

이제는 스마트시대를 맞아 고물古物 이 되어가는 책들이 모여있지요.

저는 이 책방과 이전 글-물연-에서도 썼듯, 이사하면서 책을 다 가지고 다닐수가 없어서 중고책을 정리하려고  찾아갔다가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남편의 무협지 시리즈와 아이들  동화책, 한글 교본, 교과서 등등을 팔려고 들고 갔다가 그렇게 저처럼 책을 들고와 쏟아놓고 간 다른분들의 소장책들을 만나게 된거지요. 중고책들 사이사이에는 전 주인이 밑줄 그어놓은 부분과, 사이 사이의 메모도 끼어있어 책 외의 작은 즐거움도 얻는답니다.

이제는, 여기에 팔았던 책보다 더한 양의 책을 되사왔지만 아주 아끼는 책을 빼고는 다시 추려서 들고 갈 참이어요.



영화의 한장면처럼 아름다운 거리에 커피냄새가 배경처럼 깔린 낭만이 가득한 책방은 아니지만 이름처럼 소박한 행복을 책 한권에서 찾을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입구에 고양이 밥그릇이 뒹굴고,  누가와서 집어가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늘 앞뒤로  열려있는 출입문은 각박하고 긴장된 엘에이 한복판에서 오아시스처럼  나에게 행복을 줍니다.


책은 보이는 환경에 갇혀있는 나에게 눈으로 보지 못하던 다른 세상의 문을 열어주는것 같아요.

꿈을 잊고 있던 나에게 다른사람들의 꿈을 꾸는 모습을 보게도 하고요. 외로울때 저에게 말을 걸어주는 책도 가끔 만난답니다.



그  책방에서 만난, 단물같은 인연으로 다가온 책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더 많이 기억에서 잊어버리기 전에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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