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ajan in Wien, 요한슈트라우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음대 입시를 준비하면서 나는 학업과 음악공부를 병행해야만 했다.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을 쪼개어 숙제를 하고 종례가 끝나면 곧바로 음대입시학원에 갔다. 학교는 안양, 학원은 대학로에 있어서 전철로 2시간 가까이 되는 길을 고등학교 내내 다녀야 했다. 집에 돌아오면 거의 밤 11시, 이때부터는 음대입시공부를 해야 했다. 피아노연습에 시창, 청음, 화성학 그리고 작곡까지. 다음 날 새벽 학교에 가는 길에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학교는 산 중턱에 있어서 매일 등산하는 기분으로 올랐는데 푸른 산 냄새에 햇빛에 반짝이는 나무들을 볼 때면 조용히 귀에 이어폰을 꽂고 왈츠를 틀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시작되고 황제왈츠로 이어지면 나는 어느새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 가 있었다. 언젠간 꼭 가야지. 나도 멋진 음악을 해야지.라는 생각에 마음껏 꿈을 꾸면 피곤함은 잊은 채 발걸음은 가벼워졌다. 고1에서 고3으로 올라가면서 입시준비가 힘들어질수록 테이프는 점점 늘어졌다. 지금도 요한슈트라우스의 왈츠를 들으면 신기하게도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다시 꿈을 꾸며 하늘을 나는 기분이랄까.
책장 서랍에서 중학교부터 모았던 테이프와 CD를 오랜만에 꺼냈다. 얼마나 오래됐는지 ㅎㅎ 한창 꿈에 부풀었던 시기, 그때를 회상하며 나만의 작은 이야기 하나씩 풀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