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오늘도 걷습니다!

202501 캐나다 순례 중에

by 예모니카


희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애써 빛을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건 없고
보이는 것도 없어
뭘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걷고 또 걷고,
얼마나 걸었을까요.
눈도 오고 바람도 불고,
한참을 그렇게 걸었나 봅니다.

그러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새 성전 앞에 와 있었습니다.

결국 갈 곳은 이곳뿐이었음을,
한참을 돌아와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당신 앞에 올 수 있었음에,
아니, 이끌어주셨음에
참 다행입니다.

돌아보면, 혼자 걷던 길도 아니었습니다.
추웠지만 마음 한편은 따뜻했고,
길을 잃은 듯했지만 결국 길을 찾았습니다.

아주 오래전,
하늘의 한 빛만을 따라 걸어
당신을 찾았던 동방박사처럼,

저는 비록
유황도 몰약도 없는 빈손이지만
당신 앞에 왔습니다.

주님, 오늘도 당신을 향하여 걷습니다.
비틀거리는 걸음이라도
한 걸음씩 걷습니다.

인도하소서.
세상의 빛으로,
희망으로 걷게 하소서.


캐나다 토론토 주교좌성당에서 순례하던 중에 2025 희망의 순례자들 기념엽서

참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희망의 순례자들(Pilgrims of Hope)’이라는 주제로 2025년 정기 희년을 공식 선포하셨다. 희년은 2024년 12월 24일 주님 성탄 대축일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문 개방을 시작으로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 성문을 닫는 것으로 끝난다.

희년이란?
희년(jubilee) 죄와 , 보편적 사면을 면제해 주는 특별한 해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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