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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Jun 09. 2020

반박 불가 설계를 하는 방법

주니어 기획자의 고민

방법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그 방법이 무얼까 고민하는 글입니다.


요즘 나의 최대 고민거리이자 관심인 논리를 더한 설계를 하는 것.

그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 브런치에서 아래 글이 눈에 띄었다. 디자인과 설계는 우리나라에선 구분이 되어 있긴 하지만, 사용자의 경험을 극대화시킨다는 공통 목표는 같기 때문에 흥미로운 글이었다.

https://brunch.co.kr/@blckschrl/64


디자인을 할 때에도 설계를 할 때에도 논리는 필요하다. 내 기준 설계를 할 때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설계서에 그려진 단순 박스들의 향연인 UI로 고객과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 모두를 설득해야 한다. 내 설계에 대한 나의 분명한 논리가 없다면, "아 뭐.. 이렇게 해주셔도 되고요, 디자인팀에서 알아서 작업해주셔도 무방합니다."는 답변만 뱉는 로봇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주체적이고 주관 있는 하지만 객관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설계하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 내 지인들에게 종종 말하지만, 지금 나의 설계는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2n 년을 살아오며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내 주관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설계하고 있다. 내가 편하게 느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이 "전 이거 불편하던데, 이게 편해요?"라는 반응을 보이면,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난 이게 편하단 말이에요!!!!!

그래서 논리를 더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위 글의 경우는 기존에 있던 서비스의 Pain points를 포착해서 가설을 세우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지만, 나의 경우 주로 신규 구축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다들 그런지 모르겠지만 20년 차 이상의 시니어 기획자의 지휘 하에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그분의 의견대로 프로젝트가 흘러가기 마련인데, (아 물론, 의견이 묵살되거나 하는 조직은 아니다. 논리적인 타당성이 충분하면 반영 가능하다.) 그 분과 1:1로 논의를 하다 보면 '아 됐어, 저 말 대로 하는 게 맞겠지 뭐' 하고 대충 넘겨버리는 경향이 없잖아 있다.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그의 말의 맞았다. 맞고 틀림은 뭐 흐름에 문제가 없다거나 고객 요건에 정확히 들어맞았다거나의 종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2%의 부족함을 느꼈다. 내 욕심일 수 있겠지만 내 주장으로 이기고 싶다. 가끔 이긴(?) 적이 있었는데, 주로 "됐고, 그럼 그렇게 해봐"는 식의 자포자기? 네가 한번 해보고 싶은 대로 해봐라~ 의 뉘앙스여서 여간 찝찝할 수가 없다.


경력으로부터 오는 노련함이나, 실무 경험으로밖에 쌓을 수 없는 것들은 당장 내가 점프업 할 수 없겠지만, 지금 내 위치에서 주장의 타당성을 더하는 방법, 내 설계서 안의 박스들이 왜 이렇게 그루핑 되어있고 왜 이렇게 연결되어있는지 충분한 논리와 근거로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싶다. 이어지는 꼬리 고민으로는 내가 당장 SQL 등을 공부해 역량을 갖춘다 해도 우리 회사 프로젝트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케이스가 없다. 길게 보면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설계에 필요한 지식을 갖추는 게 우선순위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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