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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Jul 25. 2023

새벽 4시에 누군가 노크를 했다

퇴사 후 제주 반 달 살이 기록

똑똑, 쾅, 똑, 쾅


나는 머리만 닿으면 자는 체질이고

잠 귀도 어두운 편이라 한 번 자면 웬만하면 깨지 않는다.


근데 새벽 4시

누군가 방 문을 세게 두드린다.


규칙적인 듯, 불규칙적인 듯 노크소리는 30분간 지속됐다.

근데 말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혼자 스릴러 영화를 찍었다.

문을 열어도 안 열어도 나는 잠을 못 잘 것 같았다.


'그래.. 짐승 새끼인지 사람 새낀지, 일단 열고 보자.'


내가 싸온 짐 중 흉기가 될 만한게 있나 했는데

가장 단단한게 최근에 산 맥북 에어 (240만원) 였다.


안 된다.


몸빵을 하자, 하고 문을 열었는데.. 



밤 사이 비가 엄청 내리면서 바람이 거셌다.

그렇게 이 고리가 기둥에서 빠지면서

저 문을 계속 친 거다.


참나..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느라

잠이 다 깨버려서 새벽 5시부터 멀뚱멀뚱 있다가

뭐라도 하자는 마음에 미뤄둔 브이로그 편집을 했다




그렇게,

두번째 아침을 맞이했다



영상 편집을 마치고

짐승이나 괴한의 습격이 아님에 안심이 된 나머지

다시 딥슬립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침 8시에 일어남..

오늘은 헬스장 문 여는 날이라 운동을 갔다



밤새 무섭게 치던 비바람이 무색하게

아침의 날씨는 너무너무 좋았다


그렇게 일일 입장료 1,000원의 대혜자 헬스장에 들어섰다



근데 어딜가나 원판 정리 안하는 사람들은 있는 듯..



오후에는 뭘 할까

어제 산책길에 발견했던 카페 <코츠커퍼> 에 가보기로 했다



예상했던 그 갬성

날이 좋아서 앉아있기 좋았다


공교롭게도 나 말고 모두가 커플이다.

다들 어디서 그렇게 잘 만나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바다를 안 보는건 반칙이다


왕복 1시간 거리이지만

이런게 청춘이지! 하면서

길을 나섰고 .. 


절경을 만났다


정말정말 더웠지만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었다


비록 옆에서 도로 정비 공사한다고

공사소리가 시끄럽게 났지만

자체 음소거 처리하고 풍경을 감상하는데 집중하려 했는데 ...



더워도 너무 더웠다


앞으로 어디가서 '나 더위 잘 안타' 란 소리는 넣어둬야겠다

바다도 봤고 슬슬 출출해져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뗐다.


아, 그러고 보니 오던길에 카카오T 바이크가 많았지? 

라고 생각했던 나는

자연스레 노란색 카카오T 바이크를 찾았고

이용하려는 순간 조졌음을 감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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