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었다가
길이 아니었던 그곳
모두가 가는 길위에서
망연히 앞길을 바라보니
너무나 아득히 멀어
갈 엄두가 나지 않다가
헛헛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니
벌써 나무들로 우거져
겹겹이 산이 되고 강이 되었다.
고로
사람은 앞으로만 가는 동물이니
나는 돌아 볼 수 있지만
돌아 갈 수 없다.
그것이 그리움이 되고 눈물이 되어
내 마음이 눅눅한데
그래도 앞으로 가라고 떠미는 시간이
참 밉다.
가진 것을 내려 놓으니 모든 것이 새로이 내게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