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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o Dec 30. 2015

'마음의 소리'와 만화 기념 이벤트.

만화 경험개선 프로젝트 #2


얼마 전 네이버 웹툰에서는 큰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마음의 소리'(조석) 1000회 연재 축하 이벤트입니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서 배너로 아주 큰 축하를 해주었는데요, 인터넷 창을 열자마자 바로 보이는 축하 배너를 보면서 참 인상이 깊더군요. 


인터넷 창을 열었더니 바로 보이는 배너.

이번 이벤트의 경우는 '마음의 소리' 뒤에 네이버라는 지원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특정 만화가 이렇게 큰 축하 이벤트를 받았다는 것은 정말 감동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모니터/출판물 안에서 벗어나 만화의 경험을 극대화 시키는 이런 축하 이벤트는 만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만화를 아는 기존의 팬들한테도 만화 브랜드 인지도 확장과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용자들이 만화를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넘어서,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공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원작의 감동을 재현해주는 것. 
이것이 앞으로 만화 서비스 업체들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만화 강국에서 특정 만화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먼저 일본입니다.

1. 원피스 10주년 이벤트
드래곤볼 이후 쓰러져가는 출판만화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는 평을 듣는 명작이죠? 원피스(오다 에이치로)의 10주년에는 다음과 같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35명의 동료 작가들의 축전.
대표적인 작가로는 토리야마 아키라(드래곤볼), 다케히코 이노우에(슬램덩크), 오바타 다케시(데스노트), 무라타 유스케(원펀맨 리메이크)  등이 있는데요 이런 일본 국가대표급 작가님들이 그린 원피스 캐릭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35가지 다른 버전으로! 자신이 아는 작가를 찾아보면서 기존의 원피스 주인공들이 어떻게 재해석 되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원피스 10주년 특집 주간소년 점프 커버.



-드래곤볼 x 원피스 컬래버레이션 단편.
신/구 전설이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름이 쫙~돋았던 이벤트였습니다. 드래곤볼과 원피스의 주인공들이 하나의 스토리에서 만난다고 하니 커버만 봐도 행복하더라고요. 그림체도 잘 어울리고, 각 만화의 매력들이 잘 조화된 훌륭한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참조
http://onepiece.wikia.com/wiki/One_Piece_10th_Treasures



2. 슬램덩크 1억 부 판매 기념 이벤트
출판사나, 서비스 업체가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인상 깊었던 만화 이벤트라서 소개합니다. 
바로 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님이 직접 자비를 들여서 진행했던 슬램덩크 1억 부 판대 기념 이벤트입니다. 

-일본 6대 신문사에 전면 감사 광고 게재.
일본에는 요미우리,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마이니치, 산케이, 도쿄신문 이렇게 6개의 유명 신문사가 있는데요.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님은 이 신문 한면 전체를 할애한 전면 신문 광고를 냅니다. 그것도 신문사마다 각각 다른 슬램덩크 주인공들의 일러스트와 감사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만들어서 실었죠. 우리나라로 치면 중앙일보 전면광고에는 강백호를, 조선일보에는 서태웅을, 동아일보에는 채치수 일러스트 광고를 실은 샘이죠. 이 이벤트는 당연히 우리나라까지 전해졌을 정도로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고 그날 위에 언급된 일본 6대 신문사의 신문은 전부 완판되었다고 합니다. 슬램덩크와 팬들을 향한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던 기념할만한 이벤트였습니다.



- '슬램덩크, 그로부터 10일 후' 전시회.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님은 어느 한 폐교에서 칠판과 분필을 이용한 일러스트 전시회를 엽니다. 그리고 그 일러스트의 내용은..슬램덩크가 완결된 시점 이후 주인공들에게 있었던 10일 후의 이야기입니다. 23개의 칠판에 슬램덩크에 나왔던 모든 캐릭터들의 뒷이야기를 분필로 그린 일러스트로 만날 수 있죠. 슬램덩크 팬들에게는 정말 큰 감동을 줬던 이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더 놀라운 것은 전시회에는 작가님의 팬들에 대한 믿음으로 어떤 울타리도, 손대지 말라는 어떠한 표지판도 없었는데요 전시회가 진행된 기간 동안 그 누구도 일러스트에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신뢰로 뭉쳐진 작가와 팬들의 모습에서 진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참조
http://tirano.egloos.com/m/672456 
http://blog.naver.com/one3526/60156004164



다음은 미국입니다.

1. 배트맨 데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로 더 유명해진 배트맨(밥 케인 외)입니다.  2014년, DC코믹스는 배트맨 탄생 75주년을 기념하여 배트맨 데이 이벤트를 만듭니다. 2014년 7월 23일 미국에서는 배트맨 데이의 첫 행사가 시작되었는데요, 이 날 배트맨 데이의 참여를 신청한 모든 만화 상점, 소매점, 그리고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에서는 배트맨이 만화 역사에서 최초로 등장한 이슈. 디텍티브 코믹스 #27화가 디지털로 재작업되어 온/오프라인으로 무료 배포되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만화작가 라이언 숙이 디자인한 배트맨 마스크와 배트맨 망토를 증정하는 행사 역시 열렸습니다. 이후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2015년에 한번 더 배트맨 데이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진행을 했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졌죠. 국내에서는 '세미콜론'이 주체가 되어 배트맨 데이 행사를 진행했었습니다.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단발성으로 끝날뻔한 이벤트가 연례행사로 바뀐 바람직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곧 슈퍼맨 데이도 국내에 들어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배트맨이 최초로 나온 이슈, 디텍티브 코믹스 #27 디지털 작업 버전

*참조
http://www.dccomics.com/blog/2014/04/29/dc-entertainment-declares-july-23-batman-day
http://comicinside.com/2015/08/717
http://blog.naver.com/semicoloni/220463712010



2.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 50주년 기념 한정판 우표 발행.
이번에는 사랑스러운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찰스 슐츠)이 나오는 만화,  피너츠입니다. 미국 연방 우정국은 2015년 10월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 방송 50주년과 ‘스누피’ 탄생 6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정판 우표 5억 장을 크리스마스 때 발행키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피너츠의 인기 이유는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같은 어린아이들을 통해 전 세대에 위로를 주는 따뜻한 이야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우표를 통하여 진심 가득한 손편지를 보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이번 이벤트는 정말 피너츠의 브랜드 속성과 정확하게 일치한 좋은 이벤트인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아날로그 커뮤니케이션의 위대함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이벤트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참조
http://www.etoday.co.kr/issue/newsview.php?>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0/02/0200000000AKR20151002064600009.HTML?>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입니다.

1. 열혈강호 20주년 기념 이벤트.
-우리나라 만화를 대표하는 작품이죠? 1994년부터 2014년까지.. 불법 스캔으로 인하 출판만화 업계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꾸준히 연재를 해온 전설의 작품 열혈강호(전극진/양재현)입니다. 그에 걸맞게 화려한 이벤트가 준비됐었습니다.

-20주년 특집기획
열혈강호가 연재되고 있는 챔프 D 16호는 작정을 하고 열혈강호 20주년 특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우선 작가 인터뷰와 동료 작가들의 축전이 실렸습니다. 이전에도 국내 만화 작가들의 축전 이벤트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대규모의 축전을 보는 건 처음이네요. 임재원(짱),신영우(키드갱), 김병진(용병 마루한), 손희준(유레카) 작가님 외 많은 작가님들이 축전을 보내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온라인에서는 대원씨아이 공식 블로그와 SNS를 통해 기념 영상 및 열혈강호 1권을 무료로 서비스하였고, 오프라인에서는 각 서점마다 기념 현수막을 걸어서 열혈강호의 20주년을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열혈강호 연재 20주년 특집, 챔프 D 16호 커버


-20주년 전시회
서울 국제 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2014에서의 큰 이슈는 역시 열혈강호의 20주년 기념 전시였습니다. 전극진/양재현 작가님의 사인회, 20주년을 기념한 단행본들과 관련 상품들, 그리고 열혈강호의 원화를 책이나 모니터가 아닌 사람만 한 크기의 캔버스를 통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참조

http://daiwon_ci.blog.me/

https://twitter.com/ultramedi5/status/492573186932740096



2. 마음의 소리 1000회 연재 기념 이벤트.
말이 필요한가요? 생활툰 2세대를 대표하는 작품, 마음의 소리입니다.

-'마음의 소리'의 날(Feat. 네이버).
2015.12.17은 네이버에서 마음의 소리를 위해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었습니다.신문 전면 광고만큼의 광고효과를 자랑하는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서 대형 배너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창을 열자마자 보이는 배너..정말 임팩트가 강하더군요. 이뿐만 아니라 네이버 웹툰 서비스 내의 모든 메뉴에 가더라도 마음의 소리 1000회를 축하하는 홈버튼이 눈에 띄었고, 1000회 본문 페이지를 들어가면 상단과 하단에 1000회를 축하하는 스킨이 배경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가 네이버 웹툰을 보면서 이렇게 스킨이 들어간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그 외에도 1000회 기념상품 이벤트 및 네이버 그린팩토리 건물을 이용한 깜짝 이벤트를 통해서 이 날은 마음의 소리 1000회 기념일라고 해도 될 정도로 확실하게 축하를 해준 것 같습니다.     
    

     

네이버 웹툰 메인 페이지

마음의 소리 본편 상단/하단.
네이버 그린팩토리 건물에서의 축하 이벤트.

*참조
네이버 웹툰, 조석 페이스북


마무리
만화 강국 3개국을 대표하는 만화들의 기념 이벤트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전에는 기념 이벤트 하면 축전과 특집 인터뷰 기사 정도가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만화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이벤트들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만화 기념 이벤트가 펼쳐졌다면 앞으로는 IT 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이벤트가 더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갈수록 변하는 IT 환경 속에서 웹툰도 인터랙티브 웹툰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더욱 새롭고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는 만화 이벤트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전부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문제가 될 시에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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