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히 나주 인디고 샴푸바 트리오 기획스토리(2)
형태 고민에 많은 시간을 쏟아달라는 팀 호호히의 요청에 실장님은 옆으로 닫는 형태, 양쪽의 날개가 접히는 형태, 기본 형태, 윗뚜껑이 긴 형태 등 다양한 모양들을 전달주었다. 전개도를 보며 머리로 떠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전개도를 작은 사이즈로 뽑아 모형으로 만들어 비교하였다.
- 으악 작게 만드니까 너무 귀여워...
- 모형으로 보니까 더 눈에 쉽게 보이고 좋다. 다들 어때요?
우리 이 중에서 형태가 가장 괜찮은걸 뽑아서 디자인 디벨롭시켜보자.
가로로 긴 형태보다는 세로로 긴 형태가 팀 모두의 눈에 좋아 보여 1번 디자인은 기각되었다. 2번 디자인의 경우에도 샴푸바 3개가 들어있다는 것이 한눈에 보였으면 좋겠다는 팀 호호히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남은 것은 3번과 4번, 이 중 어떤 형태를 택하는 것이 좋을까.
- 둘 다 예뻐요. 날개가 제품 커버를 잘해줄 것 같아 보여요.
- 진짜 둘 다 예쁘다. 근데 4번 시안 전개도 상단이 좀 화려하던데,
인쇄판에 어떻게 배치되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요.
- 그치 그치. 한 판에 들어가는 전개도 개수도 체크해야 하니까.
이 부분 내가 실장님한테 또 여쭤볼게요.
- 네.
종이 사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기준은 선택을 더 쉽게 만들어주었다. 1판에 3번 디자인은 4개를, 4번 디자인은 2개를 넣을 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고, 우리는 주저 없이 3번 형태를 선택했다. 자, 이제 사진과 제품명과 로고를 어디에 넣을지 논의하는 시간이 왔다. 3번 디자인은 샴푸바 1개 패키지와 동일하게 상단을 잘라 똑같이 책갈피로 사용할 수 있었다.
- 책갈피가 더 길어져서 새롭다. 영역이 나뉘니까 더 깔끔해 보이고 좋아요.
저는 사진에 제품명 지금처럼 안 겹치는 형태로 갔으면 해요.
- 나도 동의해. 지금 시안 주신 거 보면 하나는 흰 띠처럼 프레임이 있고,
하나는 풀 배경인데 이 둘 중에는 어떤 게 더 나은 것 같나요 여러분?
- 전체적인 형태로 보았을 때는 프레임이 둘러진 게 통일감이 있어 보이는데,
사실 이게 디자인이랑 실물로 봤을 때랑 차이가 있어서 둘 다 목업 받아볼 수 있나요?
- 그래요. 좋아요. 제가 요청해 둘게요.
그리고 우리 옆면에 브랜드 정체성이 녹아진 문구 하나 추가하는 것 어때요?
쓰레기를 줄이고자 한 호호히는 이런 사람들이야~ 하고 얘기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좋아요. 이 부분도 같이 요청해주세요!
며칠 후 테스트 목업이 도착했다. 실물이 눈에 보이니 실감이 났다.
두 개의 목업을 비교하며 팀원들은 의견을 모았다.
- 역시.. 실물로 보니까 풀 페이지 임팩트가 딱 있어 보이네요.
- 그러게요. 사진 색이 청량해서 그런지 큰 영역으로 봤을 때 매력이 더 올라가는 것 같아요.
- 여러분도 프레임 없는 게 더 좋아요? 저도요.
- 자 이제 문안 마무리하고 패키지 인쇄 들어갑시다
- 네네네!!
최종 수정을 마치고 인쇄 감리를 가는 날, 테스트 본이 출력되어있는 기계를 향해 갔다. 미리 준비해 간 1개입 패키지와 컬러를 대조해보며 최종 색감을 세팅했다.
- 패키지에 사용한 장면이 조금씩 달라 그런지 너무 유사해 보이지 않아 좋네요.
이렇게 인쇄 진행 부탁드립니다!
곧 출시할 날을 앞둔 3개입 패키지가 인쇄되고 있었다. 너는 이제 진짜 진짜 세상에 나갈 준비가 되었구나!
3개입 패키지 이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 친구, 무엇으로 부르면 좋을까?
준가가 나지막이 입을 뗐다.
- 트리오.
- 트리오?
- 네, 두 개면 보통 듀오 이렇게 많이 쓰잖아요. 세 개니까 트리오! 닥트리오 같이!
- 뭐라는거야...ㅋㅋㅋㅋㅋ근데 트리오 직관적이고. 좋네요. 이걸로 합시다.
이름짓기는 순식간에 끝났다. 이렇게 호호히의 소비자들을 만날 준비가 하나 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호호히, 쓰레기를 더 줄이다 스토리라인을 잡고 소재를 나누기 시작했다. 왜 이 기획을 만들었는지부터 트리오만의 특별한 포인트는 무엇인지. 호호히를 애정 하는 사람들이 이 스토리를 보고 트리오도 애정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론칭을 준비하던 2월의 어느 날, 문제가 터졌다.
네? 론칭 일주일을 남겨두었는데, 제품 포장이 안된다고요?
호호히, 무사히 트리오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까.
(3)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