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2010년 초 국내에서는 아직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말들이 그다지 인기가 없던 시절이었다. 일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맨땅에 헤딩하듯 인터넷의 내용과 해외 원서를 가지고 개념 정도 만의 학습을 할 뿐이었다. 그 후 3년 뒤인 2013년이 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도 빅데이터, AI 등의 용어 사용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경기에서 알파고가 인간을 이김으로써 한국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인공지능(AI)은 컴퓨터에서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논리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인간 지능을 본뜬 고급 컴퓨팅 프로그램을 말한다. 앞서 소개한 알파고를 비롯하여 자율주행차, 아이폰 시리, 구글 홈(인공지능스피커) 등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실력의 AI부터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운용되고 있다. AI가 국내에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한 지 약 10여 년 만에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한 정도의 발전된 모습을 보면서 근미래에는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같이 AI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AI에 대해서 너무 부풀려진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AI는 말 그대로 인간 지능을 본떠 만든 프로그램으로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사고방식을 인간이 직접 컴퓨터에 프로그래밍 함으로써 인간과 비슷한 사고를 하도록 구현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뇌과학 분야는 아직 10%도 채 확인되지 않았을 정도로 많은 비밀이 숨겨진 미지의 영역이다. 따라서 현재에 나와 있는 인공지능 제품은 모두 단순히 사람의 요청에 대해 정해진 결과를 수행하는 일밖에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기서 일부 사람들은 알파고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둑 역시 정해진 규칙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기술인 만큼 인간이 정한 알고리즘을 컴퓨터에 프로그래밍한 일렬의 연산을 수행할 뿐 컴퓨터가 스스로 사고하여 경기를 진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
컴퓨터들이 기능도 많고 온갖 일들을 뒤에서 서포트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컴퓨터 할 수 있는 일은 본질적으로는 두 가지밖에 없다.
첫 번째는 '아주 단순한 계산'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기억하기'이다.
(인공지능 개발 이야기 19P)
산업 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사회구조가 변화되면서 다양한 부분에 컴퓨터(기계)가 인간을 대신해 일을 하고 있다. 특히 단순 반복 업무는 대부분의 일들이 모두 인간을 대신해 24X365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미래연구기관 옥스퍼드 마틴 스쿨의 경제학자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머신러닝 전문가인 마이클 오즈번은 '고용의 미래(자동화가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702가지 직업을 분석한 결과 향후 20년 안에 미국 내 모든 직업의 47% 독일 일자리의 42%가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기술 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보고서에는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발전으로 인해 2025년이 되면 국내 취업자의 61%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결국 AI로 인해 대부분의 직업이 10년 ~ 20년 사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지만 우리는 아직 그에 따른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빠르면 10년 적어도 20년 안에는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일을 하게 되는 시기가 다가온다. 우리는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지도해야 할까? 단순히 현대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사로끝나는 직업'으로 칭하는 고소득 직업을 최고라고 하기에는 다가오는 미래에 상황은 암울하기 그지없을 수 있다. 그럴 것이 일부 몇몇 의료 진료 과목에 대해서는 인간보다 더 나은 성과로 이미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는 분야도 있다. 책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에서는 AI가 할 수 없는 영역 즉 사람의 감성과 의미를 이해하는 직종이 살아남는다고 주문한다.
프레임이 정해져 있는 작업은 AI가 가장 잘하는 분야다. 그런 일은 인간보다 휠씬 처리 속도가 빠르고 실수도 적으며 비용도 적게 드는 AI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감정을 생각하고 감정에 따라 결과를 다르게 도출하는 일은 근래에도 먼 미래에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결과적으로 의미를 이해하는 인재가 필요하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어떤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아이들의 학습 능력(특히 독해, 이해 능력)은 떨어지고 있다. 잘 발달된 사회에서 손가락 하나만 클릭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사회에 살아가다 보니 그만큼 문장을 읽고 생각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이러한 기기들과의 접촉을 금지한 체 고전 방식의 입장을 고수하기에는 제2, 제3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AI와 공존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AI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학생들이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교과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는 정보가 넘쳐나므로 독해 능력과 의욕만 있으면 어지간한 것은 언제 어디서라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 부모 세대와 다르게 아이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다양한 기술을 접하고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 그러므로 강제적으로 분리를 시키기에는 불가능하며 아이들의 입장에서 AI와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학습 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