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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작가 Nov 14. 2019

예술가의 창의성은 어디서 나오나?

feat.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인간의 뇌는 '작은 우주'라는 말이 있다. 뇌는 인류 과학의 최후의 영역이라 일컬어지며 우리의 인류는 인간만이 가진 뇌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지구의 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되었으며 과학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수많은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하지만 뇌에 대한 연구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많은 연구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제 겨우 단서를 잡은 것에 불가하며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저자 V.S 라마찬드란의 책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는 왜 인간이 특별한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아주 당연하다고 느끼는 시각, 청각, 미각, 감각에 대해 우리의 뇌가 단순히 어떻게 처리를 하느냐에 대한 답을 제시해 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인간의 삶과 생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경험을 통한 예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다. 필자는 그중  인간의 뇌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 예술에 반응하고 창조하는 우리는 얼마나 특별한가? 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아름다움과 뇌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 보려고 한다.


과학과 예술

브라흐마는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창조의 신으로 비슈누, 시바와 함께 힌두교의 삼주 신을 이룬다. 브라흐마는 힌두 철학에서 우주의 근본적 원리이자 최고 원리인 지고의 우주적 정신(존재)인 브라만이 인 격화된 남신으로 우주와 모든 아름다운 것들, 눈으로 덮인 산, 강, 꽃, 새, 그리고 나무, 인간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중략->
"제가 인간들에게 예술이라는 선물을 줄 거예요."
그 순간부터 사람들은 미적 감각을 개발했고, 아름다움에 반응했고, 모든 사물에서 신성한 불꽃을 보았다. 그래서 사라스와티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예술과 음악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숭배를 받게 되었다.
사라스와티가 인간에게 준 선물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단순히 어떤 끌림에 이끌려 본능처럼 행동하는 것일까? 아니면 눈으로 보는 사물에 대해 어떠한 자극을 받아 몸속 감각이 주는 신호에 따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 예술에 반응하고 창조하는 우리는 얼마나 특별할까? 

사라스와타가 인간에게 준 능력은 어떻게 작동할까?  

예술가의 창의성과 동기를 과학적으로 시도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었다. 1960년대 창의성이란 너무 복잡하고 다면적이어서 그것을 구성하는 구성요소 역시 한 가지 요인으로 축약할 수 없다고 단정 지었으며 창의성과 동기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후 벨기에 루벤 가톨릭대학 연구팀은 '예술가의 뇌는 보통 사람의 그것과 다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2014년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예술가들은 뇌의 상층에 자리한 두정엽이 쐐기 전소 엽 부위에 두터운 회백질과 백질을 지닌 것으로 조사되었고 연구팀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미세운동과 절차기억(행위·기술 및 조작에 관한 기억)을 통제하는 뇌 부위가 더 발달돼 있는 것 같다”면서 동시에 창의성을 비롯한 예술적 재능의 어떤 부분이 선천적인 것이고, 어떤 부분이 학습된 것인지는 구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출처: https://www.brainpickings.org/
과학과 예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나는 일반적인 원칙과 깔끔한 설명에 대한
탐구이고, 반면에 다른 하나는 억제되지 않은 상상력과 정신의 축제이다.


책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에서는 인간의 시각과 뇌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지금 너무나 정교한 상태이므로 예술에 대한 신경적인 기초를 지능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술적 경험에 대해 과학적 이론 구축을 통해 예술과 미학 모두 두뇌가 아름다움에 응답할 것을 요구하고 우리는 "아름답다", "예쁘다"등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똑같은 예술작품이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의 국적, 출신에 따라 완전히 다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인도의 가장 위대한 아이콘인 춤추는 시바(나타라자 Nataraja)를 인도 사람은 신성시하며 숭배하는 것에 비해 서양 사람들은 단순한 공예로 생각했으며 일부 사람들의 경우 팔이 여럿 달린 괴물로 생각한다.

분명 똑같은 예술작품이며 복제본이나 두 개로 나누어진 물건이 아닌 하나의 작품이다. 하지만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왜곡된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저자 V.S 라마찬드란의 책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는 바로 각각의 사람들이 똑같은 예술품을 보고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점에 주목했다. 어떻게 하면 국적, 출신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을까? 뇌의 시각영역을 더욱 최적으로 자극하고 최고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과학적인 방법이 없을까? 저자는 미학의 보편적인 9개의 법칙을 통해 여러 가지 규범의 갈래를 한데 묶어 일관된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미학의 9개 법칙


| 분류의 법칙


이미지를 보면 무엇이 보이는가? 좌상단 구석에 '사람'을 보거나 중간의 '개'가 땅을 킁킁거리는 모습을 본다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위의 그림은 백지에 잉크를 되는대로 떨어뜨린 그림이지 특별히 개나 사람을 묘사해서 그린 그림이 아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그림에 무엇이 보이냐고 물어보면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의미'를 찾기 시작하고 특정한 이미지를 찾으면 으쓱하게 된다.

뇌는 비슷한 색상들을 그룹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룹화는 이미지에서 '개'의 형상을 찾을 때와 같이 좋은 느낌을 주게 된다.

녹색 나뭇잎 사이로 노란 사자가 숨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인간의 뇌는 녹색을 제외한 노란색의 조각을 그룹화하면서 어떤 물체가 숨어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단숨에 사자를 발견하게 되고 몰래몰래 숨어 또한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처럼 그룹화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삶을 위한 필수 능력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므로써 뇌조직에 잠재하는 심오한 원칙이 작용하여 그룹화를 즐기게 되었다.


| 정점 변경의 법칙

정점 변경과 예술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미지와 같이 인물의 특징을 모두 모은 다음 보통 때의 얼굴보다 특별하고 다르게 그린다. 바로 가장 근본적인 특징을 점령하여 그리는 것이다. 이처럼 인물의 특징을 부각함으로써 뇌가 과도한 자극에 대해 반응하도록 유도하게 되며 강한 인상을 주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이런 자극은 생존과 유전자 번식을 위한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1950년대 갈매기에 대해 선구적인 연구를 한 노벨상 수상자인 생물학자 니콜라스 틴 베런은 영국과 미국 해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갈매기 연구를 하는 도중 새까 갈매 게에게서 특별한 점을 발견하였다.

어미 재갈매기는 길고 노란 부리에 눈에 잘 띄는 붉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새끼 갈매기는 부화된 직후 어미의 부리에 있는 붉은 반점을 힘차게 쪼며 음식을 달라고 조르면 어미 갈매기는 입속에 음식을 내뱉어 새끼의 벌어진 입에 넣어 주는 현상을 보고 새끼 갈매기가 어미를 어떻게 알아볼까?라는 간단한 질문을 던지면서 새끼가 어미의 부리에 있는 붉은 점만 보이면 어떤 사물이던지(가짜 부리, 심지어 붉은 점만 그려놓은 종이까지) 어미로 착각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이것을 통해 시각은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물체를 발견하고 그에 대해 대응하도록 진화했으며 원본과 대략 비슷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신경세포들을 속일 수 있다는 결론을 통해 실제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반하는 뇌 속의 특정한 시간 신경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울트라 노말'(확실한 기능을 가진 규칙의 전개라기보다 세포가 연결된 방식의 예기치 않은 결과)을 만들어 냄으로써 추상미술의 본질이라고 이야기한다.


| 대조의 법칙

많은 열매들이 초록색 위에 빨간색 또는 노란색으로 되어 있어 동물이나 새들이 먼 곳에서도 열매를 볼 수 있도록 스스로를 드러낸다. 식물들은 본능적으로 열매를 먹으며 배변을 통해 씨앗이 여러 곳에 뿌려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고대비 색상의 경계를 통해 후세에 더 많은 자속을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며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 고립의 법칙

고립의 법칙은 간단한 윤곽 또는 끼적거린 낙서가 컬러로 된 사진보다 더 효과적이며 하나의 정보 원천을 강조한다. 심리치료 과정 중 스케치를 통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과 같이 표준 생리학이나 심리학에서 스케치가 시각 처리과 정의 초기 단계가 일어나는 최초 시각피질 속에 있는 세표가 오로지 선에만 관심을 갖기 때문에 스케치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처럼 단순하게 묘사한 윤곽 스케치가 때에 따라서는 화려하게 색칠된 그림보다 생생한 인상을 더 많이 전달할 수 있다. 저자는 강의 중 어느 것이 잘 그렸는지 비공식 여론 조사를 통해 항상 많은 사람이(필자 또한) 나디아의 그림의 다빈치의 그림보다 좋아한다. 겨우 말할 수 있는 자폐증 아이가 그린 그림이 다빈치가 그린 그림보다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뇌의 모듈 조직과 고립 법칙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의 뇌 오른쪽 두정엽의 피질 섬유에는 여분의 독립된 공간이 있는데 이곳은 예술적으로 높은 감각을 포함하여 많은 공간적인 기술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상인의 경우 많은 훈련을 통해서 여분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으나 나디아의 경우 자폐를 통해 뇌의 많은 부분이 손상을 입으므로써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뇌의 독립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디아는 나이가 들면서 자폐증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뇌의 주의 지원이 었던 피질 섬유의 독립공간은 다른 뇌의 영역이 기능하게 되면서 그림 능력도 완전히 잃어버렸다. 나디아를 통해 고립의 법칙에 대한 신뢰성을 얻게 되었고 예술에서의 분리 원칙에 대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 까꿍 놀이, 인식 문제 해결

사워 커튼 너머로 비치는 벌거벗은 여인, 또는 몸매가 드러나는 꽉 끼는 옷을 입은 여인의 사진은 완전히 옷을 벗은 여인의 사진보다 더 유혹적일 수 있다. 인간은 이러한 은폐를 선호한다. 뇌는 수수께끼 푸는 것(분류의 법칙에서 나온 이미지 찾기)을 좋아하도록 고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뇌의 자각 기능은 깨닫는 것보다 수수께끼 푸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럼 뇌에서 미적인 즐거움을 일으키는 신경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하나의 가능성은 어떤 미적 규칙이 전개될 때, 신호는 시각적 영역에서 대뇌변연계 조직으로 보내지며 이런 신호는 시각적 전희라 부르는 곳에서 일어나는 지각 과정의 모든 단계에 걸쳐 있는 다른 뇌 영역으로 보내어진다. 이때 예술가의 뇌는 미적인 여러 층을 일깨우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은폐를 좋아하고 수수께끼 푸는 것을 좋아한다.


| 우연의 일치에 대한 혐오

뇌는 우연의 일치를 피하기 위해 항상 그럴듯하게 대체할 만한 포괄적인 해석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포괄적인 해석을 찾지 못할 경우 이미지는 만족스럽지 않게 보이게 되며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 질서 정연

질서 정연(규칙성)은 미술과 디자인에서 매우 중요하다 벽에 살짝 기울어진 채 걸려 있는 그림은 부정적인 반응을 자아내며 깨끗한 양복 위에 묻은 먼지도 마찬가지로 좋지 않은 반응을 일으킨다. 이처럼 기울어진 액자나 먼지는 뇌가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을 원래 선호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시각 쪽으로 반복된 리듬을 선호하는 경향과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대칭

디자이너들은 곧잘 자신의 작품에 대칭의 미를 사용한다 그러나 대칭적인 사물이 아름다운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두 가지의 대칭의 미를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시각이 주로 물체를 발견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것이다. 뇌는 먹이, 포식자, 팀, 짝 등의 생물학적 대상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상은 먹이-포식자와 같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적으로 어떻게 하면 대칭을 사용하는지 설명된다. 다른 하나는 기생충에 대한 면역작용으로 진화되었다는 의견이다. 우리의 인간은 시각 시스템을 통해 상대방의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상대방이 아픈지, 병에 결렸는지를 파악한다. 따라서 이런 기생충을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대칭의 미가 발전되었다.


| 은유

언어에서의 은유법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각예술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것은 아직 인정받지 못했다. 우리의 뇌는 언어에 기반을 둔 좌뇌와 직감적인 '사고'를 기반하는 우뇌로 이루어져 있다. 위대한 예술은 이따금 서로 다른 좌뇌와 우뇌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곤 한다. 일례로 만화에서 무서운, 공포 같은 단어들은 마치 그 글자들이 떨고 있는 것처럼 꾸불꾸불한 선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꾸불꾸불한 단어를 통해 자신의 떨림의 공간울림 즉 공포라는 개념을 언어와 사고의 공명을 통해 머릿속에 심어주므로 인해 더욱 강하게 공포를 야기한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과학과 예술뿐만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어 다양한 형질(의식, 감각, 신경, 본성)을 뇌라는 특수한 부품을 통해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뇌가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만큼 어렵다.. 정말 어렵다.. 물론 내가 뇌 과학 분야에 대해 배경지식이 매우 낮은 것도 한몫했다.(잊을만하면 발견되는 오타도 집중력이 저하되는 원인이다.) 하지만 총 9장의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평에서 주로 이야기를 다룬 미학에 대해 뇌와 연관 지어 이야기하는 7장, 8장과 인간 뇌의 감각정보를 어떻게 연결하고 통제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1장도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책의 두께와 내용에 선뜻 일독하기 두렵다면 1장과 7,8장의 내용을 우선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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