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몬스테라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성인 ADHD 기준에 대해서는 기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나처럼 많은 분들이 '어? 이거 난데?'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ADHD는 단순히 기계적인 검사만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상세한 문답지 검사도 있고 의사와 상담도 거쳐서 진단받는다.
나는 내가 ADHD가 아니길 바랐다. 그래서 검사를 했을지도.
우울이나 다른 이유로 일시적으로 집중력에 장애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내가 ADHD가 아닌지에 대한 고민에서 확정적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검사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 당일에는 나는 왜인지 모르는 자신감이 들었다. 시험을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기분.
검사실에 들어가니 컴퓨터 한 대만 덩그러니 있었다. 그리고 검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뇌를 쫄깃하게 하고 내가 고도로 집중할 때 특유의 자세로 모니터에 레이저를 쏘며 전의를 불태웠다.
검사가 시작되었다.
특정한 모양이 나오면 빠르게 클릭해야 한다.
다섯 개의 상자 중 가운데 상자의 뚫린 곳이 왼쪽이면 왼쪽 화살 클릭, 오른쪽이면 오른쪽 화살 클릭.
특정한 모양에만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앞서 제시된 그림이나 소리가 반복되면 클릭해야 한다.
박스가 나오는 순서를 잘 기억하고 있다가, 박스가 나온 순서대로 상자 클릭.
정방향과 역방향 다 시행.
하아.. 돌겠네..
게임이나 오락 좀 하시는 분들이라고 해서 장담할 수 없다. 겁나 빠르게 지나간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검사 결과 ADHD로 나오지 않는 분들이 있다는 것.
검사 결과 나는 순백색의 무흠결 ADHD 진단을 받았다. 원장님은 검사 결과지를 들고 아무런 갈등이나 고민도 하지 않으시고 치료의지만 보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