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아산병원] ADHD는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발달이 지연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전두엽의 기능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를 통하여 집중력, 기억력, 학습능력뿐 아니라 좌절을 견디는 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며, 또 과제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강화되어 수행능력이 좋아진다.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되어 ADHD가 아님에도 ADHD 약을 먹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사로 보았다. 그런데 ADHD가 아니면서 이 약을 먹으면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뇌는 우리의 정신을 담당하는 신성한 곳이므로 의사의 처방 없이 향정신성의약품을 함부로 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ADHD지만 정신과 약에 대한 편견, 선입견으로 약물치료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약이 능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ADHD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니 일단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
내 유전자를 가만히 두어도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학습이 이루어져야 발전한다. 내가 약을 먹은 이유는 이 학습을 통한 긍정적 경험을 할 때 집중력과 억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면 좋은 것을 반복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기고 언젠가는 습관이 된다.
나는 추리소설을 못 읽는 사람이었다. 참을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리하는 과정을 견디지를 못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결말을 넘겨보지 않고 조신하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과정 중심의 수행은 잘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 완성하지 못하고 여러 날에 거쳐하는 작업 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때로는 수 주에 걸쳐서 조금씩 그리는 민화도 취미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먹지 않지만, 나는 몇 년간 성실하게 약을 먹었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사의 상담치료도 2년간 매주 받았었다.
내가 그렇게 한 이유는 온전히 순간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서 내 삶의 질을 나아지게 하고, 가족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월든을 쓴 소로우가 호숫가 숲으로 들어가서 살게 된 이유는 '삶이 아닌 것은 버리고 진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라고 했다.
나도 나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삶에서 삶이 아닌 것을 버리고 진정한 삶을 살고 싶었다.
얼마나 성실하게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었는지..
몇 년 전 어느 날에는 구치소에 피고인 접견을 가기 전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약을 타서 가방에 넣고 구치소로 갔다. 그런데 그 무렵 변호사가 수용자에게 금지 물품을 건네었다가 적발되었고 구치소에서는 가방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가방을 내밀었는데 교도관의 표정이 싸악 바뀌었다. 그는 내 약통을 꺼내 들고 사백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전에는 약을 개별포장해서 주더니 하필 이번에는 통에 넣어서 줘서..
내 약통에는 빨간 글씨로 '향정신성의약품'이라고 적혀 있었다. 교도관은 이게 뭐냐고 물었다. 왜 가지고 들어가려 했냐고.
나는 순간 무안하고 당황해서 그 약이 전립선 약이라고 둘러댈 뻔했다.
(((교도관: 네? 여자한테 전립선이 있었어요?)))
나는 교도관에게 이 약은 내 정신과 약이며, 집중력 부족과 충동조절장애 때문에 약을 먹는데 오늘은 접견 오기 전 병원에 들렀다가 왔기 때문에 가방에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병원 진료비 신용카드 결제내역을 보여주었다.
그제야 교도관은 옅은 미소를 띠고 약은 휴대폰, 변호사 신분증과 함께 맡겨 두라고 했다.
내가 약을 먹은 경험으로는 평소 내 시간과 집중력을 잡아먹던 식인종 같은 잡생각이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약효가 있는 동안에는 집중력이 커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부작용도 있다.
일단 사람이 절제력 억제유지력이 생기면 불필요한 행동과 말이 줄어든다. 한번 더 생각해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의 창의력이나 친화력 등 매력은 다소 산만하고 충동적인 상태에서 발현되었기 때문에 약을 먹으면 그런 것이 사라지는 느낌이고 텐션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진다.
그 외 식욕이 줄고 두근거림도 나타났다. 불면 증상도 있다.
이것은 마치 단 것을 끊으면 건강이 개선되지만 부작용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과 유사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