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부족한 건 둘째치고 의욕이 부족할 때 있잖아, 그런 때에 육수 내고 있으면 갑자기 사는 게 막 힘들어지고 그럴 수 있어.
육수 흘리면서 일하고 와서 또 멸치 육수 낼 때.
그래서 빨리 맛있게 해 먹고 싶을 땐 나도 시판 조미료를 사용해.
내가 가지고 있는 조미료는 아주 다양한데, 천연조미료라고 적힌 것부터 왠지 모를 죄책감 지수 별 다섯 개 ★★★★★ 미*도 갖추고 있어.
이 중 내가 최애 하는 조미료 4 개를 소개할게.
1. 육수코인
이 코인을 사용하면 물이 끓으면 육수가 완성되고 건더기를 건질 필요가 없어.
☞ 육수코인은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위생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아닌가요?
EBS 극한직업 ’ 감칠맛 전쟁! 천연조미료 편‘을 보면 고체육수를 만드는 과정이 나와.
복장부터 만드는 과정까지 위생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환경도 너희 집보다 깨끗하더라.
☞ 너무 화학적이고 인공적인 느낌이 나서 망설여져요.
보통 육수코인은 자연재료의 조합이라고 보면 돼. 대기업 공장에서 나온다고 뭔가 플라스틱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내가 한꺼번에 확보하지 못하는 여러 종류의 천연 재료들을 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 평생 조미료를 안 먹고살면 더 건강하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 조금 더 편하게 살고 조금 더 감칠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 감소로 건강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참고사항]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던 모택동 83세 사망.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카드도 즐겼던 등소평 93세 사망.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카드도 즐기고, 첩도 있었던 장학량 103세 사망.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카드도 안 하고, 여자도 없고, 오직 좋은 일만 한 레이펑 23세 사망
코인 육수는 마트에 가면 다양한 종류가 있어. 정말 동전처럼 생긴 것도 있고 아래 사진처럼 중간이 파진 것도 있고. 나는 빨리 녹으라고 링 형태인 코인을 사용해.
코인육수는 채수맛, 참치맛, 멸치 디포리 맛, 사골맛, 대게맛, 해산물맛 등등 다양해.
그중 나는 멸치 디포리맛과 사골맛이 나는 코인육수를 사용하는데, 주로 어디에 쓰냐면 멸치육수는 바다친구가 들어가는 찌개나 찜을 할 때 사용해. 예를 들어서 참치 김치찌개를 할 때는 같은 바다 친구인 멸치육수를 사용하고, 돼지고기 김치찌개나 만둣국을 할 때에는 같은 육지 친구인 사골육수를 사용해.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야.
멸치육수코인으로는 멸치육수맛을 낼 수 있으니까 계란국, 감잣국, 애호박국, 떡잔치국수,각종 찌개와 김치 다시물로 사용해. 그렇지만 코인은 육수일 뿐 간은 소금이나 국간장, 액젓 등 취향에 따라 간은 따로 해야 해.
사골육수코인은 떡국이나 만둣국에 사용하면 맛있어.
나는 급하게 계란국을 끓일 때 코인을 사용하는데, 멸치육수를 사용할 때도 있고 사골육수를 사용할 때도 있고 뒤에 소개할 가쓰오부시장국을 사용할 때도 있어. 아래는 멸치육수코인을 사용한 계란국이야. 10분 이내 완성할 수 있어.
요리 순서.
코인은 처음부터 물과 함께 넣는다.
함께 썰어 넣을 채소가 있으면 처음부터 넣고 물을 끓인다. 물이 팔팔 끓고 코인이 녹은 것을 확인하면 숟가락으로 국물을 저어서 회오리를 만든다.
그런 다음 맛소금으로 간을 한 계란물을 넣고 계란이 얼추 익었으면 간을 본다. 간이 부족하면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간을 하고 후추 톡톡 끝.
떡국이나 만둣국도 마찬가지야. 냉동실에 있는 떡국떡이나 만두를 물이 끓는 동안 물에 담아 놓고 (물에 담그면 3분 정도면 어느 정도 해동됨)물이 끓으면 투하. 익으면 간하고 후추 톡톡 끝이야.
닭백숙 할 때에도 재료 이것저것 넣을 것 없으면 그냥 사골코인육수랑 후추로 해결해도 돼.
2. 멸치액젓
액젓 종류는 많아. 꽃게액젓, 참치액젓, 까나리 액젓도 있고 나는 다 가지고 있어. 그런데 그중 멸치 액젓이 가장 일상에서 쓰임새가 있어.
멸치액젓은 김치 같은 고난도 요리부터 쉬운 요리까지 유용한 곳이 많아.
예를 들어서 멸치국수, 잔치국수를 하려고 하는데 집에 육수낼 것이 없다. 육수코인도 없거나 육수코인이 있어도 진한 멸치맛 국수를 먹고 싶을 때는 멸치 액젓을 물에 넣어봐. 그러면 국물이 디포리 100마리 끓인 진한 맛이 나.
그리고 멸치액젓으로 파스타 간을 하면 엔초비파스타 맛이 나고, 오싹해지게 맛있는 파스타가 돼.
계란볶음밥에 간을 해도 맛이 정말 독특하고 감칠맛이 나.
3. 가쓰오부시장국
내가 조미료를 딱 세 가지만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 난 이것을 선택하겠어. 그 정도로 내가 자주 사용하고 애정하는 거야. 꼭 이 가쓰오부시장국이 아니라도 쯔유를 사면 돼. 쯔유가 가쓰오부시장국보다 더 진해.
가쓰오부시 장국으로 우동, 국수, 샤부샤부 육수를 대체할 수 있고 정말 감칠맛이 있어. 이건 떡국이나 만둣국에 넣어도 돼. 5분 안에 우동을 만들어 먹고 싶다 그러면 이거지.
온라인쇼핑몰이나 동네 마트에 우동사리를 팔아. 나는 마켓*리에서 냉동우동사리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급할 때 사용해.
냉동우동사리는 끓는 물에 우동을 넣어 2분 정도 끓이면 완성돼. 우동면이 끓을 동안 옆 냄비에 맹물에 가쓰오부시장국을 넣어서 국물을 만들면 돼. 넣는 농도는 그냥 한 숟갈 넣고 난 다음 간을 보면서 넣어.
비타민이나 단백질을 보충하고 싶으면 육수에 집에 있는 양파나 파 등 채소를 같이 넣어 끓이고, 국물이 끓을 때 숟가락으로 국물을 저어서 회오리가 일게 만든 다음 계란물 투하.
샤부샤부 먹고 싶을 때도 그냥 물에 가쓰오부시 장국 넣고 간 맞추면 끝이야. 어차피 샤부샤부는 채소와 고기 등으로 먹을 동안 계속 감칠맛이 우러나오거든.
4. 다시*
이건 주로 국물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데, 미역국에 넣어주면 정말 국이 살아나. 찜질방 미역국 먹어봤지? 정말 맛있어.
그 외 국, 찌개나 찜 요리 중 맛이 20% 부족하다 싶을 때 이걸 조금 넣어봐. 심폐소생해.
천연 조미료를 집에서 만들어 놓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 나 역시 집에는 늘 멸치와 다시마, 말린 표고버섯과 황태, 새우가루가 있어. 그런데 빠르게 요리하고 싶을 때는 시판 조미료가 도움이 돼.
나는 미*도 가끔 사용해. 이걸 넣으면 그냥 음식이 환생하는 느낌이야.
이런 시판 조미료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거야.
예를 들어 너는 술을 아예 마시지 않잖아. 술을 발암물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적당한 음주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듯이 말이야.
조미료를 사용하면 요리에 속도가 붙고 음식 하는 것이 편해지면 요리를 자주 하게 되고, 요리에 자신감이 생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