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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스테라 Jul 28. 2021

살과의 전쟁

  20대 중반에 취준생으로 열심히 공부하며서 살을 얻었다. 사실 그래봤자 지금 생각하면 너무 날씬한 몸이었는데도 원래 살집이 많지 않은 몸이어서 그런지 불어난 몸이 불편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특별난 식단을 해서 먹을 열정도 없었다.


  20대 후반 직장에 들어가서 근무하고 있는데 사무실에 누군가가 다이어트 약을 판매하러 왔었다. 마치 무엇엔가 홀린듯 100만원도 넘는 돈을 결재하고 나름 어른이 된듯 뿌듯해하며 나 자신에게 꽤 관심이 많은 자신을 칭찬했었는데 그게 전쟁의 서막이 열린 것인지 그때는 몰랐다.


  그때부터 4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입에 다이어트 라는 말을 달고 산다. 물론 그때에 비해 살은 10키로 이상 쪄있는 상태다. 그러니 다이어트라는 말이 무색하지.


  몇 년 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다이어터들이 모인 카페에 가입을 했었다. 마음먹고 제대로 살 빼보고 싶은 마음에... 그래봤자 작심3일이겠지만.. 가입하고 여기저기 구경하고 있는데 한 분이 절실하게 

"정말 살빼고 싶어요. 저랑 같이 다이어트하실 분 계신가요? 40대 여자입니다"

라고 글을 올려둔게 아닌가.


  너무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달고 '저도 같이 하고 싶어요.' 하고 동참 의사를 보냈다. 그 후 그 친구와 같은 직종, 직장맘, 비슷한 나잇대, 비슷한 몸무게 인것이 공통점이 되어 서로의 다이어트를 격려하고 좋은 정보를 공유하며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그러다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다시 연락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원래 무게에서 10키로를 뺐는데

난 그 무게에서 5키로가 더 나가게 되었다. 우리 둘의 사이에는 15키로의  차이가 생기게 되어 버렸다.


  아... 이게 뭐지?

역시 나는 안되나보다 생각하며 그냥 지내고 있는데 이번 여름에 갑자기 뭔가 열정이 확 생겼다.  

'이렇게 늙어버릴거야? 이쁜 옷도 못입고 자존감도 떨어진채... 스스로 뚱뚱한 아줌마라고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냥 이렇게 살다죽을거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를 악물기 시작했다.


  바로 가서 필라테스에 등록하고, 날씬해 보이는 레깅스도 두벌 사고 인터넷 검색해서 다이어트 한약도 받아두고, 식사량도 확 줄였다. 시작한지 1달이 되었는데 아직도 3kg밖에 빠지지 않았다. 내가 노력한 것에 비하면 너무 미비한 수준이지만. 그간 오르락 내리락 했던 요요때문이리라 생각하면... 그래도 빠진게 어딘가 싶어서. 이거라도 어디야? 기분은 좋다.


  뭔가 하고 있다는 기분, 나도 절제할 수 있다는 기분, 운동하는 즐거움, 적게 먹어 몸이 가벼워지는 만족감.

여러가지의 기분이 겹쳐져 나 스스로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6월 25일 시작이었고,  6개월 10키로 감량을 목표로 삼았었다. 설사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하고 애쓴 나 스스로를 칭찬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의지가 약하고, 자기와의 타협을 너무 잘하는 나의 못된 성격을 이기고 이번에는 꼭 성취감을 맛보고 싶다.


                                                < 나의 로망-다이어트 자극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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