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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스테라 Jul 28. 2021

우리는 누구나 다 힘들다.

사랑하는 후배 h에게

  어제 후배에게 톡이 왔다. 

아이의 톡방을 보다 보니 다른 아이의 거칠고 폭력적인 톡이 눈에 거슬린다 어떻게 해야하느냐...

고민으로 부터 시작된 내용.


  톡의 내용을 같이 살펴보니 그다지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후배의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 것인가에 주목해서 살펴보았다.

자신의 세계관, 기준,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어떤 것을 보았을 때 극심하게 거부감을 갖게 되고

그런 상황에 아이가 노출될 것이 걱정되었던 것 같다.


  한참을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다 보니 후배는 아직 자신의 틀을 깨지 못했고 자신의 틀에 아이를 단단히 가둬두려고 하는 것이 보였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그 상황을 더이상은 버티지 못할테니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의견과 선택을 존중하고, 믿어주어라!! 라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나의 아이에게 그렇게 해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속에 큰 짐처럼 남아서 그것들을 사춘기가 되면서 고스란히 돌려받고 있는 중이니까.


  나도 아이의 선택과 즐거움을 무시하면서 내가 했던 무시들을 지금 다 돌려받고 있는데 후배에게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의 아팠던 부분들을 끄집어 내어 이야기해주었다.


  이야기를 하면서 머릿속에서 더욱 정리가 되는 것은.

내가 걱정되어 아이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지 마라 했던 것들이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 내 맘이 편하고, 안정되고, 불안한 상황을 제거하기 위해 아이를 닥달해왔던 것.

그것을 아이를 위한답시고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엄마의 이름으로 위선을 떨고 있었던 거였다.


  후배가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기를,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많은 대화를 나누었으나 결국 내 머릿속에는 나에 대한 자책이 가득해졌다. 아직도 멀었구나... 더 내려놓아야 한다...

손에 쥐려고 하면 할수록 손에 잡은 것을 어떻게든 떨어뜨려 버리려고 하는 그 분과 내 아이 덕에 점점 더 버려야한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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