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몬스테라 Aug 29. 2021

수동적인 인간

  얼마 전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저자 김신회 작가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막연하게 글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 뜬구름 잡듯이 어느것도 손에 쥐어 지지 않았었다. 그냥 머리속에는 글감들(나의 경험)이 둥둥 떠다니는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그 글감들도 어느 새 조금씩 희미해지고 증발해버리는 기분이 들어서 안타까워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가님의 글쓰기 강연을 듣고 나니 하루에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머릿속의 생각들을 글로 표현해봐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조잡하고 다듬어 지지 않았더라도 나의 생각을 우선은 글로 옮겨놓자! 는 결심이 생겼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수락을 해주셨다.


  스스로는 잘 움직여지지 않는 수동형 인간인지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던가, 누군가의 지도를 받고 있다던가 하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열심히 해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브런치 작가에 등록이 되었다는 것은 나에게 꽤 고무적인 일이다. 자발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구속이라도 받아야 해낼 의지가 생기니 말이다.


  어쨌건 그 강연에서 작가님의 말씀을 빌자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글은 쓰지 마라' 고 하셨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그래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검열에 검열을 거듭하다보니 결국 남는건 가족 이야기뿐이고, 그것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허락을 받은 뒤에 책으로 낼 수 있다고 하셨다.


  이 부분이 고민이 많다.

내 마음속에도 많은 상처가 있는데, 이 상처를 글로 풀어내야만 내 마음속의 상처가 아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여 난 계속 그것을 꺼내고 싶은데,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언제가 마음이 잘 다듬어지게 되면 마음 속의 말들을 상처주지않는 글로 풀어낼수 있겠지.



작가의 이전글 고모레비(木漏れ日、こもれ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