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몬스테라 Sep 06. 2021

나에게는 아들이 둘이 있다.

도대체 너는 누구냐??

  생물학적으로 낳은 아들은 하나이다. 넉넉 잡아 12년은 내가 낳은 아들 하나로 잘 자라주었다. 어느 집 아이나 그러겠지만, 공부하기 싫어하고 나가 놀기 좋아하고, 운동, 게임, 만화 등등을 좋아하는 그런 평범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13년 쯤 살더니 자가 분열을 시작했는지 생긴건 똑같이 생겼는데 완전 다른 두 인격체로 나뉘어져 버렸다.


  너무나 다정하게 

"엄마 내가 요즘 유튜브를 보고 새로 배운 요리가 있어. 해줄 테니까 한번 먹어봐."

양파를 썰고, 마늘을 볶고, 갖은 재료를 넣어 지지고 볶아서 만들어 준다.

"엄마 좀전에 간식 먹어서 배부른데?"

"그래도 먹어봐. 내가 진짜 기가막히게 만들었어."

"야... 진짜 맛있다. 너 요리에 소질있나봐. 절대 미각이네..."

하하하... 호호호...

즐거운 시간이 있는 가 하면.


  갑자기 돌변한 다른 아들이 나타난다.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내가 엄마 닮아서 성격이 이렇게 더러운거야. 엄마가 내 성격을 버려놨다고."

"야... 너 원래 성격 더러웠어. 뭘 엄마 탓을 하냐? 그리고 니가 엄마 말 잘 듣고 잘 지냈으면 엄마가 너한테 성질 내겠어? 나쁜 말이 나가겠어?"

"그래 맞아 나 성질 더러워. 그러니까 건드리지 말라고. 내가 애도 아니고 뭘 이래라 저래라야."

"너 아직 미성년자야. 그럼 애지. 부모의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애지. 니가 키크고 등치컸다고 어른이냐?"

말싸움은 끊이지 않는다.


 가족들은 지친 상태로 누가 잘했건, 잘못했건, 제발 갈등이 없기를 바라는 눈치이고.  

나는 엄마니까 내가 해야할 잔소리와 훈계를 놓치면 안될것 같고.


  생각만해도 마음이 아프고 애잔한 아들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라니 어깨가 무겁다. 예전의 한 녀석으로 컴백하기를 바라지만, 또 새로운 녀석 덕에 아들이 세상을 알아가게 되는것 같다. 힘들게 할때는 진짜 저걸 내속으로 낳았나 싶지만, 곰곰히 아이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짠하다. 아들에 대한 사랑은 너무도 맹목적인 것 같다.

그 사랑 때문에 가끔은 너무 집착하고 너무 통제하니 아들은 숨이 막히나보다.


  나도, 너도 아직 한참 더 성장해야하겠다. 아들 덕에 나는 또 한발짝 어른에 가까워지는 거겠지?

이 폭풍같은 시간이 어서 흘러 어른스러워진 아들과 차한잔 나누며 지난 날을 회상하면서 허허 껄껄 웃는 시간을 바래본다.



작가의 이전글 수동적인 인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