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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테크리스토르 Feb 22. 2019

버스 손잡이에 마음을 기대다

- 당신은 누군가가 기댈만한 사람입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벨을 누르고 출입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때였다.
멈칫 하며 버스가 몸을 앞뒤로 출렁였고, 중심을 잃은 몸이 춤 추듯 쏟아졌다.

그랬다.

흔들리며 쓰러져가던 내 몸을 붙잡아 일으킨 건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자리에서 손을 내밀고 있던 버스 손잡이였다.

"날 잡아요. 내가 여기 있잖아요."

날 일으킨 버스 손잡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자신의 자리에서 자세를 추스르고 꼿꼿이 다음에 기대올 누군가를 맞을 준비를 하는 듯 했다.

정류장에 내려 휴대폰을 열고 적어 내려갔다.

고백이었다.



흔들려 본 사람은 안다

쓰러져 가던 내게 당신이 얼마나 큰 의지였는지...

- 버스 손잡이@monte-christhor



수많은 사람들이 버스 손잡이에 몸을 기대고 출입문을 향해 나아가고 좌석을 향해 전진해 간다.

버스의 움직임에 따라 손잡이도 함께 흔들리긴 매한가지다. 

흔들리고 쓰러지는 이가 손을 뻗어 올 때마다 천장에 단단히 뿌리박은 채 중심 잃어 하는 이를 한껏 버텨 주는 손잡이가 있어 움직이는 버스 안의 승객들은 그저 의지하고 의지할 뿐이다.


늘 그자리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다.

흔들리고 넘어지는 한 순간에 나를 다시 일으키고는 무심히 자기 자리에 뿌리박은 모습 그대로 자신도 버스의 움직임따라 함께 흔들리는 버스 손잡이처럼 말이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스스로도 흔들리지만, 그래도 또다른 누군가가 쓰러질 때 그를 붙안아 일으키는 그런 존재가 당신은 되어 주지 않을텐가.


흔들려도 기꺼이 같이 버텨 줄 당신의 의지, 

든든히 손 잡아 줄 당신에게 기대올 누군가의 의지.


#버스손잡이

#흔들리다

#의지

#기대다


#끄적이는하루 


- @몬테크리스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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