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 데 없다는 생각을 깨는 망치 @Monte_Christhor
알렉산더 뒤마의 소설 '몬테 크리스토 백작'에서
주인공 에드몽 단테스는 누명을 쓰고
살아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죽음의 이프 섬의 돌감옥에 갇힌다.
미래 따윈 기약 할 수 없는 절망의 매일이 일상이 되던 그.
그러나 희망 없던 그의 삶은 한 사람을 만나며 바뀐다.
그 역시 다를 것 없이 갇힌 몸이었지만
늘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던 사람.
지식인이자 대부호의 상속인인 파리아 신부가 그다.
탈출은 꿈도 꿀 수 없고
죽기 전엔 섬을 나갈 희망도 없는 돌감옥 속.
단테스는 파리아 신부에게서 3년 동안 철학, 정치, 역사, 화학, 외국어 등
다양한 학문을 배우며 지식인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현실은 변할 것 없는 감옥 속의 나홀로 지식인.
차가운 돌감옥에서 여생을 보내야 할 운명은 변할 것 없던 단테스에게
그 배움의 시간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새롭게 깨닫고 터득한 지식과 지혜의 시간들은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던 돌감옥 속에서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어제보다 지혜로와진 오늘의 그 역시
희망없이 갇힌 종신 죄수이긴 마찬가지일 터인데
그 써먹을 데도 없어 보이는 학문을 배우던 시간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주인공이 기적과도 같이 그 돌섬을 탈출해서
꿈에 그리던 자유를 누림과 더불어
파리아 신부가 남기고 물려준 지식과 재산으로
단번에 상류사회에 진입하며 복수를 시작한다는 소설의 이후 전개는
어쩌면 지극히 통속적이고 '소설'적이다.
우리네 인생에서 그런 드라마틱한 반전 따윈 드물다.
아니 없다. 미안하지만 단언코...
지금의 이 시간이 내게 그저 절망일 것 같을 때가 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껏 힘들게 버티며 걸어 온 길조차도 의미없어 보인다.
이렇게 버틴들 살아간들 하는 자조만이 켜켜히 쌓여간다.
그럴 때마다,
돌감옥 속에 갇혀서도 매일 매일을
의미없어 보이는 학문에 열중하고 있는 에드몽 단테스를 떠올려 본다.
그는 쓸 데 없어 보이는 지식들로 자신의 희망 없는 하루를 채웠다.
그는 배워야 할 이유를 묻지 않고 새로운 지식으로 자신을 채웠다.
'쓸 데 없음'을 이유로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허비하지 않았다.
단테스의 성공은
'쓸 데 없는' 이라는 확신을 포기했다는 것, 거기서부터다.
몬테크리스토르
내 아이디이자 닉네임.
쓸모를 따지지 않고,
쓸 데 없는지 있는지를 스스로 재단하지 않고,
하루하루의 시간이 내 스스로를 채우기 흡족한 것들과의 만남이기를 소망하며 사는 것.
그래서 돌감옥마냥 퍽퍽하고 절망스런 현실일지언정
그 건조한 현실을 돌망치로 깨고 새로운 생각과 지식으로 지혜를 새겨 넣는 일.
그런 삶을 살아 가겠다.
아직은...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바위 동굴 같은 일상에 갇혀 있지만...
하루를 사는 기쁨이 암울한 현실을 벗어나는 희망에 있기 보다는
쓸 데 없어 보이지만 스스로를 깨우치는
새로운 생각과 삶으로 체득되는 학습과 궁리를 통해 얻어질 수 있다면...
이 곳에 풀어놓을 '쓸 데 없어 보이는' 생각과 그를 옮긴 글들이
우리의 돌감옥같은 일상을 조금씩 두드려 깨는
몬테크리스토백작의 망치(토르의...쎈 망치..)가 되어 주기를 소망한다.
@monte_chris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