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선거권 연령이 만19세 이상에서 만18세 이상으로 바뀐다. 그렇게 2020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만18세 청소년도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피선거권 연령도 함께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소년 참정권을 위한 제도 개혁이 더디지만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는 이야기일 테다.
새해엔 두 번의 선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누굴 선출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선출된 후에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는 더 중요하다. 청소년 정치참여를 말할 때 선거권만 다룰 수 없는 이유다. 청소년이 의견을 전할 통로가 있는지, 실제 정책에 얼마만큼 반영되는지는 그 사회의 청소년 참정권 수준을 알리는 지표가 된다.
옥천군은 크게 아동참여위원회와 청소년참여위원회, 꿈드림 청소년단을 통해 청소년 정책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청소년 위원의 제안은 잘 전달되고 있을까. 그 의견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진정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을까. 정책 참여기구 3곳의 청소년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책참여①
아동친화도시가 진정으로 ‘친화’하려면
옥천군 아동참여위원회 2기 조하성 위원장
옥천군은 2017년 12월 ‘옥천군 아동친화도시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며 아동친화도시를 향한 첫발을 뗐다. 아동친화도 조사와 원탁토론회 진행, 아동권리전담조직 신설 등 인증 단계를 밟아갔다. 그렇게 3년의 준비 끝에 2020년 9월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한편에선 ‘인증을 위한 인증’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인증 다음 해인 지난해 3월 옥천군 아동친화도시 정책추진단이 공개한 37개 사업 중 신규사업은 6개 뿐. 대부분 기존 사업으로만 채워진 것이다.
신규사업 중 하나로 지난해 8월 옥천군이 개최한 ‘아동정책 창안 한마당’(월간 옥이네 2021년 9월호 참고)은 앞선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냈지만 이 역시 아쉬움은 남는다. 옥천군은 아동이 직접 발굴해 제안한 14개 정책 중 7개를 추진(일부추진 포함)할 예정이라 밝혔지만 나머지 절반은 ‘장기검토’로 끝맺음된 것. 아동 의견을 한 번 듣고 마는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기 위해선,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아동 의견을 듣는 또 다른 길, 옥천군 아동참여위원회는 어떨까. 2019년 아동친화도시 인증 과정에서 아동참여위 1기가 설립됐고, 2년 임기가 끝난 지난해 5월 새 위원으로 2기가 꾸려졌다. 그동안 두 기수 모두 ‘정책학교’를 통해 정책 발굴 활동을 해왔다. 인증 준비의 하나로 시작된 만큼, 명목만 앞세워질 위험이 없지 않을 터. 아동참여위 2기는 임기 첫해였던 지난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조하성(16)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책을 발굴하고 나누다
“직접 당을 만들고, 정책을 내놓고 토론도 하면서 허점을 보완해 갔습니다.”
아동참여위원회 2기, 총 30명의 위원은 5번 열린 정책학교를 통해 지역 문제를 고민하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정당을 만들었다. △안전해진당(안전) △군민복지당(복지) △환기당(기후환경) △바람이분당(지역환경) △깨끗해진당(지역환경) 등 5개 당이 그것. 각 당의 당원이 된 위원들은 주제별 지역 현안을 조사하고, 다른 지자체 사례 등 자료를 참고해 정책을 구체화한다. 또 다른 당끼리 정책을 공유, 보완점을 논의한 덕분에 탄탄한 구상이 가능했다. 조하성 씨가 속한 당은 안전해진당으로, 공유 킥보드 관련 법 및 단속 강화 정책을 제안했다.
“킥보드가 도로 아무 곳에나 세워져 있어요. 달리는 킥보드에 부딪힐 뻔한 적도 있어서 불편하죠. 자동차처럼 번호판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뺑소니 위험도 있고요.”
안전해진당은 △헬멧 사용 의무화 △킥보드마다 카메라 설치해 뺑소니 방지 △번호판 및 전조등 의무 부착 △사고 방지 위한 단속 강화 등 4가지를 제안한다. 조하성 씨는 실제 불법 이용 사례를 틈틈이 사진으로 남겨두는 등 근거 마련에도 품을 들였다. 다른 당 중에선 군민복지당 정책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상계체육시설 축구장에 그물망을 설치해 공이 유실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었다. 평상시 날아간 공을 주우러 담을 넘기도 했던 탓에 더 인상에 남았다. 체육시설과 같은 청소년 놀 공간이 더 확충돼야 함을 전하기도 했다.
“옥천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체육시설이 많지 않아요. (학교 기숙사 건립으로)도립대 축구장도 없어졌거든요. 청소년이 놀만한 공간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목소리가 ‘응답’받기를
이밖에 바람이분당은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홍보’, 깨끗하당은 ‘야외 쓰레기통 설치’, 환기당은 ‘공유 자전거 설치’를 제안한다. 모두 오랜 시간 공들여 조사하고 토론해 만들었다. 지역 문제를 가까이 살피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주체적인 관점을 얻을 수 있었을 터. 하지만 관련 기관과의 소통은 조금 아쉬웠다. 각 제안에 해당하는 도시교통과·환경과·체육시설사업소·옥천경찰서 등은 서면 보고서를 통해 검토 내용을 알려왔다. 결과는 모두 ‘장기검토’. 각 기관은 당장 실현이 어려운 이유를 전해왔지만, 위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조하성 씨는 열심히 준비한 정책이 몇 단락의 검토 문장으로 끝맺음 됐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낀다.
“정책 제안을 위해 몇 개월 동안 준비했어요. 그런데 모두 장기검토가 되고, 서로 논의할 시간도 없이 끝나서 아쉽죠. 만약 중간중간 의견을 주셨다면, 그걸 바탕으로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지막에 검토 결과만 전달받으니까 끝이 허망한 것 같아요.”
직접 정책을 만들고, 지역 문제를 보완하며 재미를 느꼈다는 조하성 씨. 그는 지난해 아동참여위의 아쉬움을 딛고, 올해 계속될 활동에도 열심히 임해볼 생각이다.
“이번에는 더 보완돼서 ‘아동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아동참여위 취지가 ‘장기검토’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책참여②
청소년 문제, 청소년 손으로 직접 해결한다
옥천군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존
마을 외진 곳에 가로등이 더 설치되면 좋겠어요.
옥천고등학교 앞 건널목이 너무 위험한데, 조치가 필요해요.
공유 킥보드 단속에 더 신경쓰면 좋겠습니다.
면 지역 청소년 공간을 늘려야 합니다.
취재하며 만난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저마다 지역에 제안하고픈 의견을 적어도 하나씩은 품고 있다. 주민 스스로 정책을 제안하는 일이 아직은 일상적이지 않은 사회에서, 청소년의 목소리는 더 쉽게 감춰진다. 이를 세상에 계속 드러내려면 사회가 먼저 통로를 만들어야 할 테다.
정부가 실행 중인 ‘청소년참여기구’는 바로 그런 통로 역할을 한다. 만9세-24세 청소년 위원으로 이뤄지는 청소년참여기구는 청소년 스스로 정책을 개발·제안할 수 있는 공식 기구다. 크게 청소년특별회의(전국단위 정책), 청소년참여위원회(시·군·구별 정책), 청소년운영위원회(수련시설 관련 정책) 3개 기구로 나뉘며, 그중 청소년특별회의는 지역별 청소년 위원을 중심으로 꾸려진다. 2005년 제1를 개최한 청소년특별회의는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 열람 간소화 △청소년 의견 반영된 다양한 공모전 실시 등 여러 정책을 정부에 제안해왔다. 지난해에도 △청소년 취업 부당 대우 근절 △지역사회를 통한 청소년 비대면 활동 지원 강화 △피선거권 연령 하향 △청소년 수당 도입 등 청소년 권리 관련 정책을 비롯해 △새·재활용 활동 단체 지원 및 홍보 강화 △개인 컵 자동 세척기 배치 등 환경 정책을 포함한 총 30개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중 28개 정책이 실제 반영될 예정이다.
시·군·구별 청소년참여위원회 역시 지역사회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며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청소년기본법 제5조 2항에 따라 각 지자체는 청소년참여위를 구성해 지역 청소년 정책 수립·시행에 있어 청소년 참여를 보장하도록 권고받는다. 옥천군의 경우 2018년 ‘청존’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참여위를 설립했다. 그동안 청존은 옥천 청소년 정책 및 사업을 검토하고, 군의회 토론회·국회의원과 함께하는 정책토론회 등에 참여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 밖에 청소년 축제를 기획하거나 여러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2020년부터는 옥천군 청소년참여예산제를 통해 직접 예산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4기를 맞이했던 청존은 어떤 활동으로 한해를 채웠을까. 박소영(18) 위원과 손권(20) 위원장을 만나봤다.
지역 청소년 문제, 내 손으로 바꾸자
“고등학교 올라오니 청소년 정책이나 시설 면에서 옥천에 부족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손권 씨)
놀 공간이 없어 대전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보며, 청소년 상담·진로체험 기반이 부족함을 체감하며 손권 씨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문제의식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붙잡은 그는 고1이 되던 해 청존 활동을 시작한다. 스스로 무언가 해보겠다고 결심한 것. 그렇게 3년을 열심히 활동했다.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봉사활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돕고, 웃음으로 보답받을 때 뿌듯하죠.”(박소영 씨)
박소영 씨 또한 청산문화의집 운영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2년 동안 청존과 함께하고 있다. 이원·청산문화의집 운영위원장은 임기동안 의무적으로 청소년참여위에 참여해야 한다. 청산문화의집 운영위로 활동하며 ‘청소년지도사’라는 직업을 꿈꾸게 됐고, 의무 참여 후에도 청존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청존을 통해 시야도 더 넓어진 그는, 이제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청존, 즐겁기도 아쉽기도
“원래 국회의원과의 대화나 군수·군의회와의 대화를 여는데,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어요. 직접 정책을 제안할 기회가 없어진 거죠.”(손권 씨)
지금껏 청존은 청소년운영위와 함께 청소년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의견을 냈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목소리를 낼 자리가 많지 않았다. 위축되는 상황 속, ‘청소년어울림마당’은 청존이 알찬 활동을 펼쳐갈 장이 됐다. 여성가족부와 충청북도가 주최한 청소년어울림마당은 청소년이 만드는 문화행사로,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총 5회 열렸다. 청존은 매회 어떤 활동을 할지 기본 틀을 정하는 것부터, 비누 만들기 등 체험 꾸러미를 제작하고 현장 안내를 맡는 등 세부 사항까지 담당했다. 매월 기획 회의를 열었고, 그 노력은 청소년이 코로나19를 뚫고 함께 어울릴 자리를 선물했다.
청존은 새로 세워질 청소년공간 ‘창의어울림센터’ 활용에 대한 제언을 맡기도 했다. 옥천군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 하나인 창의어울림센터는 옥천읍 금구리 먹자골목 인근에 2023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접근성이 낮은 청소년수련관을 보완할 방법인 셈. 청존은 △노래방 △카페 △운동기구 △토의실 △청소년상담소 △동아리 공간 등 다양한 활용법을 제안했다. 청소년참여예산제도 지난해 주요 활동 중 하나. 지난해 7월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제안한 사업은 ‘양심 우산제’였다. 학교 주변 정류장에 우산대를 설치하고 무료로 우산을 대여해주는 것이 핵심. 하지만 옥천군 도시교통과는 관리 어려움과 보건위생 문제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아쉬운 결과에 청소년참여위는 대여 기계나 방명록 등을 활용한 우산 회수법 등 대안을 생각해봤지만, 이를 제안하려면 새해를 기약해야 한다. 받아들여질 지도 미지수다. 제안 준비 과정부터 관련 부서와 소통해 실현가능성을 보완하는 자리가 있었다면 이번처럼 허탈하게 끝나지 않았을 테다. 완주군의 경우 공식 논의장을 통해 청소년 예산 제안을 수렴·구체화하고, 이를 청소년·성인으로 구성된 분과위원회를 통해 한 번 더 보완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청소년 목소리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다.
“지금 청존은 청소년참여예산제를 담당하시는 선생님께 제안을 전달하고, 부서 검토 결과를 보고서로 받아보고 있어요. 직접 소통할 통로가 필요합니다.”
더 많은 청소년과 함께
박소영, 손권 씨는 “옥천군 차원에서 청존의 존재를 더욱 활발하게 홍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존 활동을 모르는 청소년이 아직 많다는 것. 홍보 부족 문제는 청존뿐만이 아니다.
“옥천에 청소년 문화시설이 있다고 해도 홍보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청소년수련관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죠.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라고 봉사활동이나 신체단련 등 여러 활동으로 점수를 쌓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있지만 모르는 청소년이 많아요.”(박소영 씨)
이들은 ‘청소년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고 꼽기도 했다. 청소년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알리면서, 자신과 친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대화의 장 말이다.
“청존 활동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대화하면서, 시야가 넓어져요.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이니 회의할 때도 기분이 좋죠. 옥천 청소년으로서 각자의 불만이 있을 텐데, 다른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으면 좋겠습니다.”(손권 씨)
정책참여③
학교 바깥에도 청소년이 있습니다
꿈드림청소년단 옥천 대표 신재혁 씨
국가교육통계센터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약 3만2천 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제도교육이 포섭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사회는 어떤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을까.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하 꿈드림)은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한다. 만9세-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전국에 약 220개소가 있다. 기본 상담부터 검정고시·대학입시 준비 보조, 직업체험 및 자격증 취득 과정 진행, 교통비·식비·도서 구입 등을 위한 동행카드 지급 등의 지원을 펼치는 중이다. 충북에는 12개소가 설립돼 있으며, 옥천의 경우 옥천군 직영으로 청소년수련관 내에 운영되고 있다.
꿈드림 청소년단’(이하 청소년단) 역시 꿈드림의 중요 사업 중 하나다. 꿈드림 청소년으로 구성된 청소년단은 학교 밖 청소년 권리침해 사례발굴 및 개선 요구부터 정책 제안,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등 활동을 전개한다. 현재 전국연합 아래 17개 시·도별 청소년단이 운영되는 중이다. 그동안 전국 청소년단은 △학교 밖 청소년 급식비 지원 △‘청소년생활기록부’ 도입으로 대학입시 전형 선택권 확보 △검정고시 응시료 면제 등을 이뤄냈다. 충청북도 꿈드림 청소년단 ‘노크텐텐’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동안의 활동 내용은 지난해 10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노크텐텐 운영보고회에도 잘 담겨있다. 그들이 던진 화두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옥천 꿈드림을 대표해 노크텐텐으로 활동했던 신재혁(24)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교 밖 청소년의 목소리를 모으다
“처음엔 청소년단 1기로 활동했어요. 군입대로 쉬었다가, 다시 해보라고 권유해주셔서 3기에도 참여했죠.”
신재혁 씨가 꿈드림을 처음 찾은 건 5년 전이다. 꿈드림을 통해 검정고시를 더 수월히 통과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꿈드림 청소년 카페 ‘에너지충전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노크텐텐 활동도 더해져 더욱 바빴던 한해다.
“학생증이 없으니까 같은 청소년이어도 혜택을 누릴 수 없어요. 차별을 느끼게 되죠.”
학교 밖 청소년은 사회가 규정한 틀과 다른 길을 택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과 마주한다. 신재혁 씨는 공공시설이나 문화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생증 할인’을 예로 들었다. “각자 사정이 있는데도 무조건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많다”며 만연한 편견 역시 문제임을 짚었다. 청소년단은 그런 차별에 대항할 힘을 모을 길. 신재혁 씨가 노크텐텐 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이유다.
“각기 다른 학교 밖 청소년들이 모여 회의하고, 직접 겪은 부당한 일이나 그 반대로 좋았던 사례가 있으면 공유하기도 해요.”
노크텐텐은 그렇게 나눈 의견을 사회에 꾸준히 개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도내 학교 밖 청소년 117명 대상 설문 조사를 토대로 △학교 밖 청소년 수당 지급 △동행카드 지급 여건 개선 △대학입시 지원 체계화 △인턴쉽 프로그램 확대 등 4개 정책을 구상해 충북여성가족정책관, 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장, 시·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협의회장에게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도 적발해 개선 요구한 13건의 권리침해 사례(참여자격을 ‘학생’으로 제한한 각종 지역 공모전, 학생증 할인만 적용하는 시설 등)를 점검하고, 추가 사례 10건을 발굴했다. 더불어 △충북 학교 밖 청소년 수당 신설 △학업중단숙려제 기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방문 의무화 △학교 밖 청소년 생활 안전교육 정례화 △체계적 수요조사 통해 다양한 활동 개발 △학교 밖 청소년 전용공간 법제화 등 5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지난해 10월 열린 온라인 운영보고회에서 정책 제안 배경과 근거 자료를 상세히 발표했으며, 해당 정책제안서를 도내 각 담당 부처에 직접 전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지역 학교 밖 청소년의 목소리는 그렇게 사회와 맞닿았다.
더 많은 청소년이 함께했으면
“청소년단 활동을 통해서 저보다 어린 친구들한테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귈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도 많이 쑥스러웠지만, 다른 사람 의견을 조금이라도 더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꼭 참여하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그는 꿈드림 지원 체계 자체도 더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홍보를 통해 ‘나쁜 아이들’만 있을 것 같다는 인식을 바꾸고, 더 많은 청소년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
“꿈드림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자세히 알려준다면 참여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학교에 다니지 않아 시간 여유가 많은 청소년에게 꿈드림은 큰 도움이 돼요. 와서 부딪혀 봤으면 좋겠습니다.”
월간옥이네 통권 55호(2022년 1월호)
글‧사진 정서영 / 옥천군,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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