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월간옥이네> 3월호, 여는 글

by 월간옥이네


실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잡지를 만드는 게 더 어려워집니다. 처음에는 ‘잡다한 것을 기록하는 것’이라는 잡지의 정의에 기대 잠시 자유를 만끽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의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사명으로 하는 신문을 만들다가 잡지는 조금 더 여유가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호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며 저희 역시 지역잡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결론은 지역신문이든 지역잡지든 결국 ‘지역’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체 특성에 기인해 ‘잡지는 원래 이런 거야’라는 식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민(民)의 관점에서 지역공동체를 기록하고 어떻게 지역을 이롭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습니다. 특히, 지역에서 관찰자를 넘어 한 걸음 더 지역 속으로 들어가 지역공동체를 건사하는 일원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는 옥천행복교육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식을 전하는 것도 실천의 일환입니다.


이 지점에서 이번호 특집 주제인 ‘옥천살림협동조합’을 만납니다.


‘하늘과 땅만 보고 농사만 지으면 되는 줄 알았지요. 땀 흘려 지은 농산물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누구한테 얼마에 파는지도 도무지 알 수 없었지요. 같이 나누고 싶은데 믿음으로 건네고 싶은데 대도시의 공판장과 유통회사들은 가격을 후려치면서 모양 좋은 것만 가져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옥천의 친환경 농업 하시는 분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었던 거지요. 우리가 농사짓는 땅이 있는 곳, 옥천을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고 그렇게 지역도 살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이름하여 ’옥천살림‘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옥천살림 홈페이지 소개글 중)


옥천지역 농업분야의 실천조직으로써 옥천살림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도 10년 후 지역공동체 어엿한 일원으로서 자리매김 하겠다는 다짐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취재하고 글을 썼습니다. 다만, 더 깊숙이 들여다보지 못한 것 같아 혹여 누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어느덧 봄입니다. 생명이 피어나는 소리가 온 몸으로 느껴집니다. 농민들은 새해 농사 준비로 다시 분주해졌습니다. 이번호부터 지난해 12월 옥천군농업기술센터를 퇴직한 한관만 전 소득작목팀장님의 ‘포도밭 이야기’를 싣습니다. 일상의 이야기보다는 25년 포도 업무 담당자로서 익힌 과원 관리 및 재배법을 전해줄 예정입니다. 다소 딱딱할지도 모르지만 퇴직 후에도 현장 농민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는 지역 포도전문가의 글을 고이 기록해 두고자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장 장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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