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생리대 발암물질'을 묻다
이 날의 거리 설문조사는 소수의 남성과 다수의 여성이 참여했습니다. 아, 몰라~ 난 생리 안 해~ 졸업(폐경)했어~ 나 바빠 하며 지나친 분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반면, 질문에 답변해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Q. (생리대 파동을 알고 계셨냐는 물음에 ‘네’를 대답한 분에게) 생리대 파동 당시, 어땠나?
A. 대놓고 이렇게 만들고, 팔다니. 억울하고 짜증났다. 중요한 부위라는 거 다 알면서 그렇게 대놓고 만들고 팔았다는 게…. 놀라웠다. 부작용이 생길까까 무섭다. - 공소선, 박시연, 오채윤, 정은영 (15)
A. 인체에 중요한 부위인데, 그것을 알면서도 몸에 안 좋은 생리대를 만들었다는 그 사실은.. 정말 아닌 것 같다. - 박진빈, 전윤지 (18)
Q. 알게 된 이후, 계속 일반생리대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전에 쓰던 게 익숙해서. 새로 사는 것이 번거롭고, 비싸서. (3명의 익명 여성)
Q. (생리컵 쓰고 있다는 분에게) 생리컵 사용후기
A. 처음엔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쓰다보면 활동이 편리하다. 압착이 좋아 생리혈이 새지도 않아 편하다. 그리고 처음 구입하는 건 비쌀 수 있지만, 반영구 사용이라 오히려 경제적이다. (익명 여성)
그런데, 생리대 발암물질은 생리하는 여자에게만 국한된 문제일까요? 생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 - 생리하는 시기를 지나온 여자, 생리를 하지 않는 남자에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인가요?
생리하는 여자를 사회에서는 ‘가임기 여성’이라 부릅니다.
‘가임기 여성’은 지역소멸의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지역소멸의 위험수위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죠. 하지만 가임기여성에게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는 그 담론 속에서 ‘생리대 발암물질’에 대해선 아무 것도 묻지 않습니다. 가임기 여성에게 불임을 가져올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지역의 인구를 늘리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런데도 왜, 생리대 발암물질에 대해서는 왜, 아무것도 묻지 않나요? 왜?
글 사진 임유진 김예림
*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발표한 '저출산, 고령화에 의한 소멸지역 분석' 보고서 중 '지방소멸위험지수'는 가임기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이다. 지수가 1.0 이하면 인구쇠퇴주의단계, 0.5 이하면 인구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