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간기록 Jan 18. 2019

일상의 기록

한 달에 한 번씩은 기록으로 남기는 공간

나는 글쓰기를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책이라는 매체를 좋아하고, 책이 있는 공간을 좋아하고, 나중에는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을 갖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나는 다만 기록을 하려 한다. 나의 흘러가는 생각의 단편들을 조금이나마 기억하고자. 나의 서른다섯의 하루하루를 기억하고자. 치열하고 힘들지만 감사한 유학생활을 잊지 않고자.


서른다섯. 나는 공부하는 엄마이다. 일명, 스터디 맘. 지금 3돌 이 지난 딸아이와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횟수로는 5년 차에 접어든 이제는 어느덧 시니어 유학생이 되었다. 남편이 먼저 공부를 시작하고, 그다음 해 나는 어플라이를 하여 남편과 같은 학교 하지만 다른 과에 어드미션을 받았다. 하지만 아이 출산과 개강시기가 맞물려서 한 학기 입학연기를 하고 2015년 봄학기부터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5개월 된 딸아이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쉽지 않았지만, 감사했다. 나는 스마트한 학생은 확실히 아니었다. 다만 배우는 걸 좋아하고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도전하기를 매우 주저하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 문턱을 조금 더 낮추고자 한다. 이렇게 작은 생각의 메모들을 모으는 것을 시작으로 다시 작은 도전을 한다. 매우 게으른 내가 이렇게 정기적으로 기록을 남기겠다는 것 또한 하나의 도전 아닌 도전이다.


오늘 아침, 브런치에 올라온 글들을 보고 나도 결심을 했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나도 다시 꿈꾸고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거창하고 힘찬 걸음이 아닌 작지만 소박한 걸음걸음이다.


지난주, 미국은 땡쓰기빙 연휴로 제법 명절분위기였다. 이럴 때 일수록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기분을 다시 느끼게 되더라. 나에겐 땡쓰기빙은 그저 학교 쉬는 날일 뿐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끼리 모이는 것도 아니고. 다만 하나의 쉼표는 의미했다. 딸의 데이케어도 쉬는 날이었기에, 우리 가족은 근교 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오랜만에 떠난 가족여행이었다. 확실히 작년과는 달랐다. 딸이 참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더 큰 세상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샌안토니오 여행 중에 하루 더 오스틴에 머물기로 결정하고 하루 더 연장해서 여행을 즐겼다. 


지난 3년 반 동안, 나는 참 많이 지쳐있었나 보다. 그렇게 좋아하던 사진도 더 이상 찍지 않았고, 크고 거추장스럽게만 느꼈다. 그냥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 사진으로 찍고 저장만 했다. 특별히 사진으로 뽑아서 따로 앨범을 만들지도 않았다. 그렇게 자기 사진을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든다. 이번 겨울방학 땐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좀 정리해서 앨범으로 만들어놔야겠다. 결심!ㅎㅎ


하루하루. 치열하지만. 감사하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OFF.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일찍 집에 들어와서 쉬었다. 

이럴 땐 참 학생이 좋은 거 같다. 따로 휴가를 내지 않아도. 이렇게 쉴 수 있으니.


아, 이제 딸아이 찾으러 데이케어에 가야 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친한 동생네 부부와 동네에 새로 생긴 라멘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마치고, 딸이 좋아하는 킨더뮤직 가는 날.

이렇게 오늘 남은 하루도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해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