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만나는 한국 제품은 더 반갑고 애착이 간다
오늘 오후에 문 앞에 반갑게 놓여있는 아마존 배송 박스. 정말 아마존의 2일 보장 배송 시스템은 감탄을 자아낸다. 미국으로 처음 올 때에는 인터넷도 느리고 배송도 느릴 거라는 막연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인터넷도 빠르고, 특히 아마존 이틀 보장 배송 서비스는 가히 칭찬할 만하다.
며칠 전, 딸아이의 방에 적당한 사이즈의 상이 있으면 접었다 폈다 편리하겠다는 생각에 folding table for kids로 검색하여 물건을 주문하였다. 오늘 배송되어온 박스를 뜯어보니, 처음 접하는 문자라 바로 "Made in Korea"다.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 나온다. 한국보다는 비싸려나? 그래도 한국 제품이니 믿고 쓸 순 있겠다는 안도감?! 거의 대부분 물품이 Made in China이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Korea는 뭔가 반갑다.
재미나다.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온 수입되어온 물건들을 선호하고, 미국에 있는 한국사람들은 한국 제품을 선호한다. 특히나 면제품은 한국산이 최고라 자타공인한다. 아이 출산 때 출산준비 리스트에서도 많은 물품을 한국에서 공수하는 품목들이 많았다. 한국에 가서 보니 오히려 한국사람들은 비싸도 미국 제품을 사는 경우를 종종 보며. 아이러니한 이 상황이 웃겼다.
미국에서 만나는 한국 제품은 더 반갑고 애착이 간다. 이래서 한국사람인가 보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땐 한국사람들을 마주쳐도 서로 눈치 보며 (한국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을 대번 알아볼 수 있다. 그 미묘한 차이가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마련인데, 요즘은 한 번 더 말 부쳐보고 싶고 반갑고 그렇다. 아마도 한국사람들이 많이 없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그런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한국사람들이 참 그립고 정겹다.
딸아이가 다니고 있는 데이케어는 대학 부설 운영기관으로 실험 및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뽑을 때 인종별 다양성 비율이 맞춰서 아이들을 뽑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백인이 우세한 이 동네에서도 동양인:흑인:히스패닉:백인의 비율이 얼추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더 재미난 건, 동양인은 동양인끼리 백인은 백인끼리, 흑인은 흑인끼리 노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자기와 비슷한 외모를 갖고 있는 친구들과 노는 게 더 편한가 보다. 딸은 중국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며, 중국말 비슷한 말을 모방하고 있다. 나 또한 동양인 학부모와 이야기하는 게 더 편하고 낫다.
미국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더 애틋하고 친밀한 시간을 보내듯이. 나와 닮은 사람들이 더 편한가 보다. 오늘 배달 온 작은 상을 딸아이에게 이야기해줄 때 한국 제품이라고 하면 더 좋아하고 신나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