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들어가기. 나의 취미활동.
20대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내 취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을 던졌다. 고등학교 때 까지는 취미활동은 그저 생활기록부에 등장하는 문항 중 하나로 독서나 음악 감상으로 쓰고 나면 끝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었다. 하지만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나에게 자유가 허락되자, 나는 나의 취미를 갖고 싶어 졌다. 나는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은공예도 배우러 가보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해보고, 사진동아리에도 가입해서 출사도 다니고, 번잡하게 벌여놓은 일들은 많았으나 정작 끝까지 오래 한 건 없었다.
우습지만, 이 고민은 잊을만하면 다시 생각이 나고,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나의 취미는 무엇이지?" 무엇을 이루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되는 것들도 많았다. 나는 책을 한 권 쓰고 싶다는 생각하에 글쓰기를 배워보고자도 했고, 여행작가를 막연하게 꿈꿨던 시절 사진을 다시 배워보고자도 했으며, 그림도 다시 그려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참 좋았다. 그래도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 듣고 이야기하고. 지금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지만, 대학교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으며,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학업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나에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항상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며칠 전, 잠자리에 들 때 문득 다시 20대의 내가 끊임없이 던지던 이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나의 취미는 무엇이지?" 나는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대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하면 방학 때마다 여행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휴가 때 떠나는 여행은 나에게 무력한 회사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가장 큰 이유였다.
다시 소박하게나마 Daily Drawing을 시작하려고 한다. 하루에 한 장씩. 15분씩. 꾸준하게.
나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허락해보자. 서른여섯. 다시 10년 전 내가 해보고 싶었던 취미활동 찾아가기. 시작해보자. 내가 가고 싶은 곳, 내가 갖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모두 다 담아보자.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박하게 시작하자. 거창하게 말고. 하루에 한 장씩.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