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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디자인 Mar 05. 2018

연필을 만드는 디자이너들

월간 <디자인> 2018년 3월호

땅별메들리가 선보인 빈티지 몽당연필 홀더 세트



오늘날 연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난 것은 꽤나 불가사의한 일이다. 쉽게 부러지고 매번 깎아야 하는 데다 손에 묻어나기까지 하는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연필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한다. 스마트폰 자판 몇 번만 두드리면 되는 세상에도 여전히 이케아 매장 한편에 비치된 연필을 한 움큼씩 손에 쥔다. 유튜브에선 사각사각 연필 소리를 녹음한 파일이 ASMR1) 영상으로 돌기도 한다. 이쯤 되면 연필이란 존재가 인간의 본능 어딘가를 자극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흔히 이야기하는 ‘소확행’의 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급기야 몇 년 전부터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생산자로 나서는 경우까지 생겼다. 




연필 키오스크의 연필 시리즈




2015년 디자인 스튜디오 핀포인트가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 선보인 연필 가게 ‘연필 키오스크’도 그중 하나다. 연필 수집가이기도 한 민진아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연필의 감각을 느끼고 새로운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타이핑을 할 때 뇌가 받는 자극과 연필로 기록할 때의 자극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결국 연필을 쓴다는 것은 손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이며 다양한 생각의 방식 중 하나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필 키오스크는 물건연구소Object Labs의 임정주 목선반 공예 작가와 크라프트 연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이후 연필에 대한 철학과 단상을 문구로 새겨 넣는 연필 시리즈 ‘펜슬 메니페스토’, ‘워드 업’, ‘믹스테이프’ 등을 제작했다. 이 밖에 자체 필사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스튜디오 더블디와 함께 ‘연필을 위한 노트’와 ‘펜을 위한 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튜디오 이상의 텍스트 미니 펜슬




그사이 국내외에 다양한 연필 관련 편집매장과 프로젝트가 생겨났다. 뉴욕과 런던에서 잇달아 연필 전문 가게가 오픈했고 국내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 이상은 노래 가사나 위트 있는 문구를 새긴 텍스트 미니 펜슬 시리즈를 선보였다. 또한 디자인 스튜디오 땅별메들리는 1960~1970년대에 미국, 독일, 체코 등에서 생산한 연필을 모아 소규모 연필 가게 흑심을 오픈했고 지난해 말 텀블벅을 통해 빈티지 몽당연필 홀더 세트를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글: 최명환 기자  월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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